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로소 Sep 24. 2024

감정으로부터의 '쉼'

감정이 예민한 사람들은 마음이 편히 쉬지 못한다.

어떤 힘든 일을 겪었을 때 부정적 감정이 오래 지속된다.감정을 떨치려 해도 쉬이 떨치지 못한다. 다들 '그만 잊어.'라고 충고하지만 그게 쉬이 되지 않으니 본인이 괴롭다. 오래 붙들고 있어 봤자 쓸모없는 감정이다. 머리로는 백 번 안다. 하지만 마음이 쉽게 놓지 못하고 머릿속에 되뇌고 있으니 마음이 쉬지를 못한다.

명상, 산책, 여행, 운동 등 기분전환과 마음 쉼을 위한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본다.

그러다 어릴 적에 받았어야 할 충분한 공감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은 사랑과 애정에 기인한다. 상대방 겪었을 불편함과 힘듦에 대한 이해와 따뜻한 위로이다.

어린 시절 양육자에게 사랑과 공감을 넘치도록 받은 사람은 커서도 그대로 하기가 쉽다. 받은 그대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넘어진 아이에게 손을 내밀고 다친 무르팍을 호호 불어주며 이제 다 나았다며 눈물을 닦아주고 빨간 약을 발라주면 아이는 다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는다.

왜 그렇게 덤벙거리냐며 혼내고 쌀쌀맞은 태도로 어서 일어나지 못하냐고 다그치는 양육자에게서 아이는 어떠한 위로를 받지 못한다.

공감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마음은 쌓인다. 마음의 결핍은 잘 채워지지 않는다.

심리학자인 해리 할로의 철사 원숭이 애착실험에서 원숭이가 '우유'가 아닌 '위안'을 원했던 것처럼 인간도 '따뜻함과 애정'을 갈구한다.


해리 할로의 철사원숭이 애착 실험

'사랑의 본질', 철사와 천의 어미 대리모('Nature of love', wire and cloth mother surrogates) 사진출처 위키백과

위스콘신대학 심리학 교수인 해리 할로는 1959년 애착실험을 했다.

해리 할로는 두 가지 공간을 준비한 후 새끼 원숭이들을 넣었다.

한쪽 공간에는 철사로 된 대리모 모형과 우유를 넣었고

다른 한쪽 공간에는 헝겊 대리모 모형을 넣었다.

새끼 원숭이들은 배가 고플 때만 철사원숭이에게 가서 우유를 먹었고 다른 시간에는 헝겊 원숭이에게서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위 실험은 어린아이가 정서적 안정을 위해 뭔가 매달리고 만지는 접촉 위안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아이는 단순히 우유만이 아닌 부모와의  부드러운 접촉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정서를 발달시킨다.



감정이 쉬려면 사랑과 공감을 받아야 한다. 배우자나 가족에게 받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우니 자신에게 사랑과 공감을 무조건 자꾸자꾸 해줘야 한다. 감수성이 예민하다고 객관적 들여다봄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감정을 분석을 해나가도 마음에 뚫린 구멍은 잘 메꾸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원인을 찾아가다 보면 그 끝에 뻥 뚫린 가슴 구멍이 있다. 사랑받고 싶었는데 사랑받지 못한 마음, 칭찬받고 싶었는데 칭찬받지 못한 마음, 인정받고 싶었는데 인정받지 못한 마음들이 저 어두운 구석에서 흐느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라앉았던 것들이 고통과 슬픔이 된다.

이성적 접근뒤에 마주한 진짜 감정이 나의 그늘이 되어 괴롭히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을 자꾸 밀어내고 잊으려는 시도보다 직면해서 바라봐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걱정과 불안, 후회와 자책으로 괴로움을 겪는 자신에게

"너의 탓이 아니다." "네가 힘들고 외로웠구나." "네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 주기를 바랐구나." "네게 아팠던 시간이었구나." "네게 더 관심 기울여주고 사랑해 주길 바란 거였구나."

라고 너는 사랑과 공감이 더 필요했던 거라고 말해준다. 스스로에게도 그저 잊으라고 말하는 것보다 사랑과 공감을 해주는 것이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잘 벗어나게 해주는 빨간 약이다.

'쉼'을 위해 내 감정을 돌보아야 한다.


                     

이전 13화 취미는 나만의 '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