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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소 Nov 15. 2024

잠깐 쉬어도 될까요?

'이겨내 보자.'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이 말만큼 사람이 불안해지는 것도 없다. 이겨내는 것은 본인 능력치 이상을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의 스트레스와 고통이 상상 이상으로 힘들 수 있고 어떤 이는 괜찮을지라도 나는 괜찮지 않을 수 있다. 이겨내지 못하면 나는 패배자일까. 불안이 자신을 삼키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멈추어 서서 다시 재정비하고 도움을 구하고 힘든 나를 돌보고 다시 조금 더 나아가봐도 된다.

삶이 힘들 때 무조건 이겨내고 싸워서 될 게 아님을 인정해야 편하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도저히 못하겠는 것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시 쉬어야겠다고 생각이 들 때 이러다 내 머리와 가슴이 폭발하겠어하고 번아웃이 오려는 내 마음을 알아줘야 한다.

견디다 보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견디고 참다가 더 힘들어진다. 면 안 될 것 같았는데 시간이 흐르고나니 쉬어가도 괜았구나 생각한 적이 있지 않았는가.

 음 깊은 곳에서 지쳐 울고 있는 를 구해줘야 한다. 나도 모르고 지나쳤던 내 마음속의 슬픔, 우울함의 근원, 아픔이 치유될 때 앞으로 더 잘 살아갈 수 있다. 슬프면 슬프다 하고 힘들힘들다고 하는 이가 건강한 사람이다. 늘 '난 괜찮다.'며 미소 짓는 게 아니라. '나 안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지친 게 나약해서가 아니라 더 단단해지기 위함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알아주지 않는다면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지칠만큼 힘든 내게 손 내밀어 눈물 닦아주고 위로해줘야 한다.

그때 의 마음은 어땠냐고 물어봐주고  정말 힘들었구나 눈물도 흘리고 울어도 보며 그때 그 감정들을 해소하고 나면 마음이 꽉꽉 들어찬다. 아픔과 슬픔이 들어찼던 곳에 감사와 긍정적인 마음이 들어설 여유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의 마음을 모른 척 지나치지 말았으면 한다.

자연에 겨울이라는 휴지기가 있다.

달도 늘 차지 않는다. 기울면 채워지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반드시 있다. 다 가지려는 마음은 스스로를 해치기 십상이다.

심리상담가를 찾지 않는 이상 타인에게서 위로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상처주지 않으면 다행이다. 다들 위로를 필요로 하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잘 모르며 자신의 마음조차 외면하는 이가 태반이다. 스스로 공감하고 위로하지 못하면 타인을 공감하고 위로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공부를 많이 한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의사도 쉽지 않다고 들었다.

타인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타인에게 위로를 찾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것이 더 쉽다.


오늘은 수능 날이다. 대학 입시 후 살아가는 과정에 따라 중년의 모습이 각양각색으로 바뀌었다. 입시가 끝나고 원하는 입시결과를 얻지 못한 이들은 당시 세상이 끝난 듯 좌다. 그러나 지금 나이에 돌아보건대 아쉬움은 남지만 그 감정그저 점 같은 것이 되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잠 쉼 긴 인생에 점과도 같다. 그러니 내 인생은 괜찮다.

그때의 젊은 청춘이 다시 내게 묻는다. 잠시 쉬어가도 될까요? 지금의 나는 뭐라 대답해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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