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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소 Nov 30. 2021

인생의 반환점에 서서

생의 꽃밭은 어디에

인생의 반환점에 서서


기대 수명이 팔십이라고 가정한다면 마흔 즈음의 나는 반환점에 서 있다.

나는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십 대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보고 있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결코 녹록지가 않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강인한 엄마의 모습으로 아이에게 희망과 격려의 말을 해주고 그날 새벽 나는 어미로써 가슴이 아파 베갯잇이 흠뻑 젖도록 울었다. 저 혼자 감당 못하는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며 아이는 엉엉 울고

나는 마음껏 울도록 지켜보았다. 너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주고 손잡아 주었다. 네가 잘하려는 마음이 커서 스트레스도 받는 것이라고. 그런 의지와 마음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포기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잘 못 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한다.

 "괜찮다. 네가 실패하고 주저앉고 싶고 잘 못 해도 엄마 아빠가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 거다. 우리가 늘 뒤에 있어줄 테니 실패해도 포기하지 말고 용기 내자. 다들 잘 안 될 때도 있고 실패도 하고 그런다." 라고 다독인다.

 다들 잘하는 것 같단다.

'아니다. 그렇게 보이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실패하고 결과가 마음에 안 들 때도 많다. 괜찮다. 누구나 겪는 일이다. 어른이 되어도 잘 안되고 힘들고 스트레스받는다. 어릴 때는 그런 기분이 잘 안 들었겠지만 지금 네가 어른이 되어가려고 그런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건 자연스러운 거다. 너도 어른이 되느라 힘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더 어른이 되려고 힘들고 단단해지려고 애쓰고 있다.'

아기였을 적부터 유아 시절 아이 사진을 자주 본다. 품에 쏙 들어오던 한없이 예쁜.

나는 엄마로서 부족한 것 같고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이 엄마라는 타이틀이 때로 버겁고 힘들다.


곁에 있는 옆지기와 매일같이 공원을 걷고 또 걷는다.

반환점을 돌기 전의 나는 어렸고 젊었고 그래서 세상에 두려움이 많았다.

반환점을 돌고 난 뒤 이제 반환점을 돌지 못한 청춘들에게 조금 더 힘을 내라는 격려와 응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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