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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소 Dec 23. 2021

내가 윤동주를 좋아하는 이유

 청춘. 그 젊은 한 때 방황의 시간을 붙잡아 박제할 수 없음에 청춘의 그 시간이 무엇보다 값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스물여덟 해를 살다 간 청춘, 윤동주의 시는  삶에 대한 철학과 부끄러움에 점철된 순수한  윤동주의 이십 대의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우리는 젊은 시절 고뇌하고 방황하며 그렇게 나이가 든다. 하나씩 안식하고 안주하며 안정되어갈수록 청춘의 치열했던 열정과 고뇌는 사그라지거나 희미해져 간다. 그러기에 부끄러움과 낭만도 가슴의 먼 우주 속에 묻히고 마는 것이다.

 이상을 추구하는 윤동주 시인의 시 속에는 말간 그의 낯이 보이고 마음이 보인다. 대동주의 시를 처음 접하는 나이인 감성 충만한 청춘들이 그의 시를 가슴에 품고 동경하게 되는 이유도 그러할 것이다. 나 또한 소녀 시절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처음 접하고  얼마나 수없이 되뇌었는지 모른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밤하늘의 별에 알알이 박히는 그 느낌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윤동주 시의 서정은 시대의 아픔과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을 노래한 그의 마음과 닮아있기에 때때로 별 하나하나를 다 헤아릴 듯 북받치곤 하였다.

 그의 시는 슬픔을 관조적 시선으로 보지 않아 좋았다. 윤동주는 슬픔의 감정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흡사 그림을 감상하듯 상상하게끔 하여 시 속으로 나를 끌어들인다. 나는 그와 함께  십자가도 보고 하늘도 보고 우물을 보기에, 함께 괴로워하고 부끄러워하고 가엾어진다. 윤동주 시 속의 화자가 마치 ''인 양 그리 되는 것이다.

지금도 그의 시를 읽으면 심장이 청춘 인양 두근거리고 설레는 이유가 그것일 것이다. 세상의 이상을 찾아 열정을 불사르고 정의를 찾으려 싸우고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던 젊은 시절의 나를 윤동주의 시를 통해 다시금 회상하고 그리워한다.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어 밤을 새워 토론하고 공부하고, 내일에 대한 계산 없이 밤하늘의 별을 보러 훌쩍 떠나는 그 청춘의 날들을 나는 윤동주의 시 안에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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