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야 한다 (14)
같은 처지,
아니 저보다 더 힘든 처지에 계시는 분이
저를 진심으로 걱정해줍니다.
자신처럼 되지 말라며
여러 가지로 도와주십니다.
정말, 감동과 위로를 받습니다.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제가 우울증의 “피해자”라고.
놀랐습니다…
저는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 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잘못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피해를 봤다니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었습니다.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솔직히… 제 자신이 혹시
우울증을 내세워 변명(?)하는 건 아닌지
고민되었습니다.
우울증…
정식으로 진단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예전에도 비슷한(?) 때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십대 시절의 끝자락.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저는 제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른 채 비바람을 맞았습니다.
몇 개월 뒤 비바람이 멈췄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몇 년 뒤,
복잡한 이유로 또 비바람이 쏟아졌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무작정’ 병원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딱 한 번 갔는데,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며 홀로 대처했습니다.
햇빛을 쬐며 걸었고,
특히 달리기를 했습니다. 마라톤.
저는 무사히 비바람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 덕을 많이 봤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문제로 마라톤은 물론
다른 운동도 마음껏, 또는 편하게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며
우울증 증상을 겪는 분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힘들고 외로운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제에 이어 약 때문인지
졸음이 오고 피곤했습니다.
그래도 하루를 버텨냈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생존의 날 14>
- 일어나기 05:50
- 운동 새벽 20분
- 우울증 경험 지인과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