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의 시각] 안보무능 아니면 북풍공작

by 임춘한

"이번 긴급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 대응일 수 있으나 오발령은 아니었다고 판단한다"(오세훈 서울시장)


이른 아침, 대피 경보와 사이렌. 대한민국 안보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이후 서울시가 경계경보 발령 문자를 오발송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오 시장은 오발령이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다. 경계경보는 공습경보의 전 단계로, 적의 지상 공격 또는 항공기·유도탄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 말은 북한의 발사체가 서울을 타깃으로 날아올 때라는 말이다. 북한은 이미 국제해사기구와 일본 정부에 서해 백령도 인근, 제주도 남서 해역, 필리핀 루손 섬 앞을 통과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실제 1단 로켓은 어청도 서쪽 200㎞로 전북 군산과 비슷한 위도에 낙하했다.


행정안전부는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 지령을 서울시가 잘못 해석했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경보 미수신 지역은 경계경보가 발령된 백령면과 대청면 내 미수신 지역을 뜻한다. 서울시의 명백한 실수이고, 시민들이 대혼란을 겪었는데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입말 열면 안보를 외친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무능하기 짝이 없다. 올해 초에도 북한 무인기에 용산 대통령실이 뚫린 사실이 밝혀지자 ‘스쳐 지나갔다’는 궤변만 늘어놓지 않았나. 정부여당은 이번 오발령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오 시장의 주장대로 진정 오발령이 아니었다면 북풍 공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두고 북한을 이용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의심된다. 과거 보수정당은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북한에 “판문점에서 총 쏴달라”라고 요청까지 하지 않았나.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이제 해묵은 북풍공작에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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