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학생인권조례가 빚은 교육 파탄의 단적인 예이다. 좌파 교육감들이 주도해서 만든 학생인권조례가 결국 교권 위축을 초래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서이초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잘못된 원인 분석이고, 적절한 해법도 나올 수 없다.
이번 사건으로 교권 확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명백한 시대 역행이다. 교사와 학생의 인권을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고, 이분법적인 구도로 나눠 대립을 야기하는 정치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고인이 꿈꾸고 바랐던 학교 현장도 결코 이럴 리 없다.
사실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교권 침해가 늘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2020년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내놓은 과거 시도별 교권침해 현황을 살펴보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침해의 상관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학생인권조례가 있던 서울과 광주는 교권 침해 사례가 줄었지만 학생인권조례가 없던 인천, 대구, 울산은 오히려 늘었다. 학생인권조례에 문제점이 있다면 고쳐나가야 될 것이지 폐지는 답이 아니다.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1월 국내의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에 대해 국제 원칙을 어기는 시도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교사에게는 보호받을 권리를, 학생들에게는 책임을 부과하면 된다. 특히 ‘갑질 학부모’에 대한 교사들의 대항권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학부모가 위압적인 태도나 화를 낼 경우 위력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교사는 학부모에게 조용히 말하도록 요구할 수 있으며, 무례한 행동이 지속될 경우 관리 직원을 부르거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 또한 학생을 상대로 한 교실 내 질서 유지권이 필수적이다. 독일처럼 수업권 침해 행위에 대한 경고, 수업에서 제외 등 징계권을 자체적으로 즉시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사회적 갈등 조장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인권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참고할만한 해외 정책 사례는 차고 넘친다. 우리도 보다 정밀하고 촘촘한 규율을 확립하고 적용해 나간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나아갈 수 있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