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풍수지리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가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다녀간 정황이 포착됐다. 정치권은 때 아닌 풍수지리와 무속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본질에서 벗어난 의미 없는 논쟁이다.
당시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위치한 곳은 합참의장, 해병대사령관, 국방부 장관, 외교부 장관 공관 등이 있는 특수 구역이다.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라 민간인의 무단출입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이를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민간인의 경우 반드시 출입 기록이 남아있어야 맞다. 그런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개별 출입 기록이 없다고 했다. 군사시설에 민간인이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무단출입했다면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여당은 백 교수가 풍수지리학계 최고권위자라고 강조하며, 야당이 제기한 역술인 천공 방문설은 거짓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풍수지리는 괜찮다는 황당한 프레임 전환이다. 국민 상식선상에서 풍수지리나 무속이나 큰 차이가 없다. 정부가 공적인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 풍수지리를 본다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없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백 교수의 의견과 다른 결정이 내려졌으니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지금 어떤 것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문제인식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중대한 국정 사안을 풍수지리를 참고한다는 것이 떳떳했으면 대통령실은 천공 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왜 바로 사실을 말하지 않았는가.
풍수지리든 무속이든 중요한 것은 하나다. 국가 운영에 있어 비선과 비과학적인 것이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마라.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