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주차장, 물류센터, 건설현장 등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 세계적인 폭염에서마저도 불평등이 존재하는 셈이다.
실제 소득이 낮은 노동자일수록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지난해 여성환경연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사병·탈수 등 폭염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월 소득 500만원 이상에서는 34.5%에 불과했지만 100만원 미만에서는 64.5%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 33도 이상(폭염주의보) 일 경우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도 이상(폭염경보) 일 경우 매시간 15분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노동 현장에서 온전하게 지켜지는 경우는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휴식시간을 전부 보장할 경우 단기적으로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도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노출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난달 19일엔 코스트코 주차장 카트 관리를 하던 20대 청년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사인은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였다. 그는 하루에 많게는 4만 3000보, 거리로는 26㎞를 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용노동부의 폭염 가이드라인을 놓고 노사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 쿠팡 노조는 지난 2일부터 휴식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사측은 주기적으로 온·습도를 측정하여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식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강제성이 없고, 체감온도 측정 장소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탓이다.
학창 시절 ‘공부 안 하면 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한다’는 소리를 가끔 듣곤 했다. 이제는 ‘공부 안하면 더운 데서 일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끔찍한 말을 나올 지경이다. 폭염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며, 내년에도 벌어질 일상이다. 정부와 국회는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폭염경보 때 만이라고 휴식시간을 의무화하는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폭염 속에 일하다 죽는 사람은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