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지팡이’는 옛말이 됐다. 국민들이 힘들 때 버팀목이 되기는커녕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전국적인 치안 비상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현직 경찰관들이 비위 행위가 일주일에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신림동‧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사상 처음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지하철역, 백화점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중점으로 매일 1만 명이 넘는 순찰인력을 배치하고, 장갑차와 경찰특공대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관악산 강간 살인, 잇단 흉기난동 등이 벌어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국민들은 치안에 대한 불안을 느끼자 자체적인 방어를 위해 호신용품을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의 방범활동으로 모든 흉악범죄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대규모 인력 동원 외에 좀 더 실효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된다.
국민들의 관심이 경찰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불법 도박장·안마시술소에 출입하다가 적발되는 등 각종 범죄행위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더 심각한 것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비위행위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기준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이 이미 예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총경 이상 고위직과 경사‧경장‧순경 등 현장직의 징계건수가 증가했다. 경찰의 심각한 범죄행위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더 증가했다는 얘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23일 전체 경찰을 상대로 "엄중한 시기에 음주운전 등 개인적인 비위로 경찰 전체의 노고를 퇴색시키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라고 당부했고, 경찰청은 성 비위 예방 및 근절 대책을 수립했다. 여기에 비위 경찰관의 소속 경찰서장에게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이 역시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는 특별치안활동에 이어 특별공직기강확립을 선언해야 할 때다. 음주운전, 성비위, 금품수수 등 경찰관 스스로의 본분을 망각한 범죄행위를 뿌리째 뽑아야 한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공직기강 확립 교육을 확대하고, 한층 더 강화된 자정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경찰에 대한 불신이 계속되는 한 치안 불안 상황은 절대 해소될 수 없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