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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춘한 Oct 06. 2023

[시지프의 시각] 윤석열·이재명의 정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는 데칼코마니다. 여당과 야당 반대편에 서있지만 펼쳐놓고 보면 동일하다. 윤 대통령은 고정 지지층 30%, 이 대표는 개혁의 딸들이라는 강성 지지층만을 위한 행보를 펼친다.     


윤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 후보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에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부 장관 후보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지명했다. 누가봐도 모두 부적격인사다. 이들이 자신들의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태도는 기고만장하기만 했다. 심지어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장을 떠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상황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가결파를 색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기명 투표를 한 것을 누구인지 밝혀내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며, 민주주의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사실 지금의 당내 혼란은 이 대표의 정치적 판단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 지난 6월 이 대표는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대국민 앞에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개딸이라는 강성 지지층은 비명계 인사들에게 “인간쓰레기”, “탈당하라”, “수박 아웃” 등 문자 폭탄 테러를 하고 있다. 권위주의나 비민주주의 국가에서나 벌어질 일이다.      


두 사람에겐 통합의 리더십이 없다. 오로지 적과 동지의 구분만이 있을 뿐이다. 이제 국민의힘은 비윤계를 찾아보기가 어렵고, 민주은 친명계로 단일화되고 있다.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만 옳다는 지도자는 필요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두 사람만 모여도 생각이 완전히 같을 수 없다. 그 간극을 끊임없는 조정과 합의를 거쳐 좁혀나가는 것이 정치다. 그것이 여야 간이든, 당 내부이든 마찬가지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있는지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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