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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춘한 Oct 27. 2023

[시지프의 시각] 잡탕 제3지대

“강고한 양당 체제를 깨기 위해서는 다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금태섭 전 의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거대 양당 체제를 깨기 위해 이념을 넘어 모두 뭉치자는 얘기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정치 공학적 발상이자 정치인들의 허상에 불과하다.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위원장은 지난 2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대한민국 정치, 호남에 길을 묻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2016년 제2의 국민의당 모델을 연출해 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의 결정적 요인이었던 새로운 정치, 안철수 효과, 호남의원들 결합은 없다. 오히려 그때보다 이념‧정책적 색깔은 더 모호하다. 양당 심판이라는 구호 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유승민‧이준석 신당’은 차라리 여건이 나은 편이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창당할 경우 응답자의 17.7%가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이미 바른미래당이라는 제3지대 실패 경험이 있다. 그만큼 정치적 철학의 공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만약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가시화된다면 진보를 배제한 보수정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제일 착각에 빠져있는 것은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이다. 류 의원은 "금태섭이든 양향자든 양당 정치를 깨겠다는 제3지대 신당 창당 그룹 모두와 대화하자"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로 이동하자는 것이 진보의 가치도 아니고, 정의당이 사는 길도 아니다. 정의당의 지지율 하락과 재보궐선거 참패가 본인들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듯하다. 현재 논의되는 제3정당이 선거용 정당에 지나지 않을 것을 모를 리 없다. 국회의원 한 번 더해보겠다는 욕심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차라리 탈당하는 것이 맞다.    

  

유승민, 이준석, 금태섭, 양향자, 류호정, 장혜영. 제3지대를 얘기하는 사람은 많고 어디까지 결합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잡탕 제3지대는 결코 성공할리 없다. 정도를 걷지 않고, 이합집산에만 집중한다면 비례대표 봉쇄조항인 ‘마의 3%’의 벽조차 넘을 수 없을 것이다. 본인들이 살 궁리만 하지 말고 국민들을 보라. 처참한 민생 상황에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차고 넘친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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