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형태로 의원내각제, 내각책임제, 내각제라고도 한다. 의회제는 입법부에서 행정부를 구성하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의회가 불신임 투표를 통해 국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내각을 해산할 수 있다. 정부수반인 총리는 다수당의 수장으로, 임기 및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전통적으로 총리는 여러 장관들 가운데 첫 번째라는 의미를 지닌다. 국가원수는 실제 권력이 없는 군주나 별도로 선출된 대통령이 맡는다.
의회제의 장점은 정부와 의회 간의 갈등 가능성이 희박하고, 합의 정치가 보편화돼 있다. 총리가 무능하거나 국민의 신뢰를 잃었을 경우 언제든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단점은 의회의 정부에 대한 견제 역할이 현저히 약하고, 심할 경우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 만약 정국이 불안하고, 내각의 잦은 해산이 이뤄질 경우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에 놓인다.
의회제는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시스템이 기원이다. 1714년 독일에서 온 조지 1세가 즉위했으나 영어에 능통하지 않았고 정치에 관심이 적었다. 그래서 로버트 월폴에게 여러 권한을 위임하면서 총리라는 개념이 생겼고, 내각 정치가 처음 시행됐다. 1932년부터 영국에서는 법률로써 의회가 총리를 정하게 됐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전역으로 의회제가 확산됐다.
의회제에서는 다수정부, 연립정부, 소수정부의 형태가 나타난다. 다수정부는 사실상 영국이 유일한 사례다.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정당이 의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어서다. 다수당의 지도자가 총리를 맡고, 의원들로 내각을 구성한다. 여당이 의회와 내각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형태로, 매우 안정적인 정치형태로 꼽힌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연립정부의 형태를 띤다. 이들은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단일 정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 연립정부는 두 개 이상의 정당이 연합해 의회 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정부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연립정부 구성은 선거 직후 정당 지도자들 간의 협상을 통해 만들어지고, 해당 기간에는 퇴임을 앞둔 정부가 과도정부 역할을 한다. 평균 한 달 정도 내 구성이 완료되나 1997년 네덜란드에서는 208일이 소요되기도 했다.
소수정부는 과반 수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한 정당이 없고, 정당들 사이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때 발생한다. 하나의 정당 또는 소수 정당 연합이 정부를 구성하지만 정치적 불안정성이 매우 높다. 야당이 내각불신임 결의를 통해 한 번에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수정부를 ‘헝의회(Hung Parliament)’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는 부정적 의미가 담겨있다.
연립정부의 유형은 최소승리연합, 과대연합, 대형연합, 연결연합이 있다. 최소승리연합은 의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당만이 참여하는 형태다. 과대연합은 최소승리연합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정당들이 참여하는 경우인데, 다른 정당들이 협력해 과반을 만들 수 없게 하기 위함이다. 대형연합은 좌파와 우파의 주요 정당들이 모여 정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독일의 사회민주당과 기독민주당 연립정부가 대표적이다. 연결연합은 좌파연합, 우파연합처럼 이념적으로 유사한 정당들이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