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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춘한 Sep 15. 2023

공동체주의

 

공동체주의는 사회적 실천, 문화적 전통 공유 등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한다. 공동체주의자들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삶이 공동체와 분리될 수 없고, 개인의 자유만큼 공동선의 의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세부적인 주장에는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자유주의자들이 공동체의 가치를 무시하고, 개인주의에만 몰두하는 것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한다.     


공동체주의에는 자아, 공동선, 정의라는 세 가지 핵심 주제가 있다. 자유주의는 방해받지 않는 자아를 가정하고, 개인은 외부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다. 반면 공동체주의는 방해를 받아들이는 자아를 규정하며, 개인은 사회적인 맥락과 실천 속에 존재한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역할이 있고, 개인의 자유 및 권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의무가 뒤따른다. 자칫하면 공동체주의를 집단·전체주의로 오해할 수 있는데, 공동체주의에는 나라는 자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공동선은 사회 공동체 전체를 위한 선을 의미한다. 자유주의의 지나친 개인 강조는 이기주의나 공동체 해체 등 문제를 야기한다. 공동체주의는 개인들의 통제력 상실과 도덕성 잠식 등을 지적하면서 적절한 사회적 개입의 필요성을 정당화한다. 가정 및 학교에서의 도덕 교육 강화, 보편적 교육 및 건강제도 확립 등 공동체 국가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여기서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이고, 공동체주의는 이타주의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은 옳지 않다. 공동체주의 역시 어떤 한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    

 

정의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공동선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는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인 공동체의 연대, 사회적 합의, 도덕적 책임 등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서 공리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공리주의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내걸고,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합리화할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주의는 단순히 개인 효용 총합의 최대치가 아니라 공동선과 도덕성을 고려한다.     


대표적인 공동체주의 철학자로는 영국의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미국의 마이클 샌델 등이 있다. 앨러스터 매킨타이어는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공동체의 전통 도덕은 긍정적이며, 도덕성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여기서 도덕은 인간 존재를 위해 좋은 선이어야 하며, 타인으로부터 강제되거나 국가에 의해 제도화돼선 안 된다. 물론 좋은 선이라는 것이 매우 모호하고 상대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더 합당한 설명을 하는 덕을 찾을 수 있고, 전통이 수정·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마이클 샌델은 단순한 전통적 도덕 가치가 아니라 어떤 것이 공동선을 증진시키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보다 더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판단해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도덕적 가치가 논의돼야 하고, 사회적인 공론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표 저서인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는 중립적 원칙과 합의의 영역을 뛰어넘는 연대 의무를 강조하고 있으며 공리주의, 존 롤스, 자유지상주의, 앨러스터 매킨타이어의 주장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공동선을 위한 정치를 과제로는 시민의식 및 희생·봉사의 태도, 시장의 도덕적 한계 인정, 불평등 개선과 연대, 도덕적 참여의 정치 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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