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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큼 Aug 14. 2023

축제의 도시 강릉

강릉 단오제는 진심입니다

관광의 도시답게 강릉에는 매 주말마다 축제가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21만의 소도시라 평일에는 교통체증도 없고 한산한데, 주말만 되면 시내도 바다 근처도 북적북적하다. 여기저기 축제가 열려서 어디 가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한참 휴가철인 이번주 주말(2023년 8월 2주)에는 명주인형극제, 강릉 빙상페스티벌, 강릉 로컬푸드마켓 등 여러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서울과 비교하면 소소한 축제이지만 백화점, 대형 쇼핑몰도 없는 이곳에서 이런 축제마저 없었으면 정말 심심할 뻔했다.


강릉 곳곳의 해변에서 해돋이 축제를 시작으로, 봄에는 경포 벚꽃놀이 행사, 강릉 단오제, 경포썸머페스티벌, 연꽃축제, 강릉문화재 야행, 명주인형극제, 강릉커피축제 등 굵직한 축제 사이에  가장 큰 행사인 강릉 단오제.

강릉 단오제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천년의 전통을 가진 축제이다. 강릉단오제는 전통문화의 정수인 ‘제례’와 신과 사람이 소통하는 ‘굿판’,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먹거리 포함)이 펼쳐지고, 국가 지정 문화재행사, 시민참여행사, 민속놀이 행사 등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강릉 사람들은 단오에 진심이다. 설, 추석 명절보다도 더 큰 행사이다. 강릉 단오 전수 교육관 건물도 크게 있고 강릉단오보존회도 있다. 강릉 사람들은 단오를 앞두고 가정의 안녕을 빌며 신주를 빚을 쌀을 모으고, 그 쌀로 신에게 바치는 술인 신주를 빚는다. 단오 한 달 전 칠사당에서 열리는 신주 빚기를 시작으로 단오행사는 시작된다. 신주미를 봉정하면 단오 때 ‘신주’를 받을 수 있는데, 막걸리 맛이지만 일 년에 한 번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술이라 강릉에 이사 온 후 강릉사람처럼 매해 소원지를 쓰고 신주미를 봉정했다.

단오제는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열리는데 남대천 일대에 난장이 펼쳐진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등 없는 게 없다. 특히, 이불과 양말은 단오장에서 사야 진정한 강릉 사람이라고 한다. 사실, 처음 단오제 구경 갔을 때, 너무 복잡하고, 정신없고, 살 것도 없어서 실망만 하고 돌아왔다. 강릉살이 5년 차가 된 올해, 단오장에 가니 예전과 다른 느낌이었다. 활기가 넘치고,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아이들 체험도 하고, 씨름도 구경하고, 탈도 만들고, 감자적(전)도 먹고 무엇보다 일 년 신을 양말도 사 왔으니 강릉 사람 다 되었나 보다. 일주일에 나흘을 단오장에 갔으니 진정한 강릉사람 맞다. 예전에는 도시의 화려함과 거대함과 비교했다면 이제는 지역축제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니 의미 있고,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영신행차, 신통대길 길놀이는 강릉시내 도로를 통제하고 강릉시 21개 동 읍면동 주민들이 마을별 특색을 담아 다양한 주제로 퍼레이드식 퍼포머스를 하며 걷는 행사이다.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길놀이를 보면 흥이 넘친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퍼포먼스를 하는데 지루할 틈이 없다. 우리 가족이 단오제에서 제일 좋아하는 행사이다.

산불피해지역의 감사인사와 사물놀이 길놀이


단오제가 끝나면 강릉은 다시 조용해 지다가 다시 여름 축제가 열린다. 여름휴가철 북적이는 바다에서 썸머 페스티벌이 열리고, 가을이 되면 커피의 도시답게 커피축제가 기다린다.

경포호수에서 조용하고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주말도 좋지만, 가끔은 행사장이나 축제장에서의 시끌벅적함도 생기 있어 좋다. 다음 주말에는 무슨 축제가 열리는지 또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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