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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xsoul May 08. 2024

안전한 상처

20240508

학업과 맞바꾼 나의 피부. 호르몬이 미쳐 날뛰는 줄도 모른 채 스트레스 관리 없이 학업에 정진하던 영광의 상처랄까. 올록볼록 다양하게 패여버린 활화산의 흔적들. 얼굴 뜯어먹고살 것도 아닌데, 생긴 대로 살아야지,라고 다짐한 건 한국에 들어오기 전, 아니 강남에 살기 전. 어언 2년 하고도 3개월이 된 이야기.

처음 받아보는 레이저 박피. 얼굴전체에 적당한 깊이로 상처를 내서 새 살이 차오르게 만든다. 자잘한 상처들은 금세 검정색 딱지가 되어 얼굴을 뒤덮었고, 전체적으로 얼굴에 때가 낀 것 마냥 꾀죄죄한 시골촌뜨기가 따로 없다. 그러나 조금씩 떨어지는 딱지 사이사이로 근 십수 년간 볼 수 없던 뽀송한 새 세포들이 눈에 띈다. 효과가 꽤나 있긴 한 걸까. '안전이 검증'된 '적당한 상처 '. 그 안전한 상처 안에서 더 건강하고 더 새로운 표피세포와 진피세포가 차오른다. 그리고 그 검증된 안전한 상처는 싸지 않다,,


마침 최근 곁을 지키는 도서 [아비투스(도리스메르틴 지음)]의 구절과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 고귀한 태생의 새끼들은 위험으로부터 더 안전하게 보호받고, 더 좋은 먹이를 더 많이 얻으며, 더 빨리 자란다. 이들은 최상의 자리를 보장하는 성공 아비투스도 같이 얻는다.

- 높은 목표는 안전한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 프랑스의 12세 소년 톰 고론(Tom Goron)은 2018년에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기록적인 시간으로 횡단했다. 이 어린 학생이 110킬로미터를 항해하는 데는 족히 열네 시간이 걸렸다. 톰은 10세에 이 프로젝트를 계획했고, 자신의 꿈을 위해 2년 동안 훈련했다. 항해하는 동안, 그의 아버지가 더 큰 요트를 타고 아들의 뒤를 따랐다. 아버지는 아들과 늘 300미터 이상의 거리를 유지했다....... 톰 고론의 이야기는 정신력 아비투스를 형성하는 최고의 방법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높은 목표는 지지자가 있는 안전한 환경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실현된다. 가족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안전이 보장된 환경에서의 고난과 역경은 효과적인 성공법이다. 그게 없던 개인은, 그게 없는 한 존재는, 그게 사실은 미친 듯 가지고 싶던 이 개체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에 있는 안전한 상처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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