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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xsoul Feb 27. 2021

눈빛에 대한 뻘글

눈빛(20201002)

  눈빛. 사전적 의미는 '눈에서 내쏘는 빛 또는 기운’.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틀린말이다. 눈은 그저 가시광선 영역대의 파장을 인지하는 수용기관이다. 에너지나 어떠한 힘을 만들어내는 기관이 아니다. 세상 만물이 그저 존재하는 그 자리에 빛(보통은 태양빛)이 들어서게 되면 그 다 된 밥상을 우리는 눈이라는 숟가락을 이용해 인지 할 뿐이다. 사물들을 비추는 빛이나 에너지원이 없으면 눈이 존재하는 의미도 없다. 그러니까 눈은 그저 카메라의 렌즈일 뿐이다. 주변이 어둠 뿐이라면 빛이, 카메라는 특히 그 안에 렌즈는 존재 가치가 없다. 무용지물이다. 그러니까 렌즈는 빛을 만들수도 에너지를 만들수도 없는 그저 수동적인 부품일 뿐이다. 어두운 환경일 때를 대비해 자체적으로 광원을 만드는 플래시가 있지만, 카메라에서조차 렌즈는 플래시와 분리되어 있다. 눈은 빛을 만들 수 없다.

  그런데 만약, 눈빛 이라는 말처럼 사람의 눈에서 에너지가 진짜로 나올 수 있다면 어떨까? 에너지의 종류는 범주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들을 가지고 한번 생각해보기로한다.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세기에 따라 용도가 아주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으니 얼굴 안에서 공존하는, 눈의 친구인 ‘입’이 만들 수 있는 에너지의 세기 정도의 파워를 가진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입김처럼 원할때 뿜고 원하지 않을때는 숨길 수 있다고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으니 항상 그 에너지를 내뿜는다고 생각해보자.

  우선, 소리 에너지. 그러니까 사람이 지나가기만해도 눈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인기척’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조금은 달라질 지도 모른다. 인기척의 뜻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하는 기색이나 소리’니까 말이다. 인기척 이라고하면 발소리나 문을 여는 소리 소근대는 말소리 등을 떠올릴테지만, 만약 사람 눈에서 소리가 나온다면 인기척은 그냥 그 소리 자체를 일컫는 단어가 되지는 않을까. 마피아를 하기도 힘들어질것이다. 아니 게임방법을 바꿔야했겠지. 마피아는 고개를 들때 도플러효과때문에 고개드는 사람의 소리가 약간달라질테니 마피아의 정체가 바로들어날테니까. 어쨌든 아주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세상이 될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귀는 그 소리들에 적응이 되어 지금보다 소음 이라고 하는 데시벨의 기준이 높아지려나. 각자 눈에서 나오는 음으로 합창하는 공연같은것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뭐가 됐든 안그래도 소란스러운 세상이 더 소란스러워지는 것은 별로인 것 같다.

  열에너지는 어떨까. 컴퓨터를 사용할때 팬이 돌아가며 점점 뜨거워지듯이 우리 눈에서도 열이조금씩 나와서 계속사용하면 뜨거워지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인간의 평균 수면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하루종일 뜨고있으니 금방 뜨거워질 것이고 사람들은 그 신호를 통해 쉬어야 하는 상태임을 쉽게 자가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과로를 하는 사람은 눈에 화상을 입어 더는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 리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을것이다. 안 그래도 주의해야할 질병들은 많아지는데 눈의 탄화까지 신경써야한다니 이것도 썩 좋지 못하다.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온세상이 고군분투하는 이 상황에서 사람들의 눈에서 나오는 열까지 더있었다면, 열분출을 조금이라도 막기위하 인당 활동제한명령까지 내려졌을수도 있었겠다.

  빛에너지는 어떨까. 눈에서 레이저처럼 빛이 나오는 것이다. 그랬다면 레이저포인터는 발명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쳐다보는 곳이 곧 내가 가리키는 곳인데 굳이 부수적인 포인터가 필요할일이 있을까. 두번째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지적하는 손가락질 또한 큰 의미없는 행위였을지도 모른다. 눈으로 가리키면 어차피 다 알테니까말이다. 뭘쳐다봐? 라는 물음에 안봤는데? 라고 대답할 수도 없을테니 괜한 시비가 두려워 사람들은 서로를 꼬라보지 않고 눈을 깔고다닐것이다. 나쁘지 않다. 눈소리, 눈열

  그래서 역시, 눈에서 빛이 나는 눈빛 이라는 것이 계중에서는 낫다. 눈빛 이라는 단어도 눈소리, 눈열보다 어감이 예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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