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밑창에 따라붙어 오는 개미처럼
날 것의 무언가가 왔다
나는 그것을 죽이기 전에 먼저
물음을 던지기로 하였는데 그것은 다만
붙어온 것이 날 것이었으므로 하는
일종의 작은 배려였다
너는 왜 나를 따라왔는가?
대답이 없이 한참이 침묵이었다
긴긴 침묵 끝에 너는 겨우 한 마디를
다만 한 마디를 말했는데 그것은
나를 몹시 불쾌하게 만들었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는 것을 아는가?
너의 침묵은 더욱 무성해져서
나는 답을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아마도
영원히 네가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는가?
너는 그제야 입을 더듬더듬 벌려가며
나에게 목구멍을 보라고 말했는데 오직
너에게 흥미가 식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너의 목구멍을 보았다, 그것을 보았다
기다란 가시가 네 말들을 막고 있었다
너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너는 남길 말이 없다고 고백했다
너는 사실 죽을 줄 알고 나를 골랐다고 했다
죽음, 오로지 명백한 죽음만이 너를 이끌고 있다고
나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말로
별 수 없이 너를 죽이기로 한다
너를 이끄는 것이 죽음이라면 나의
이 손이야 말로 최적의 무기가 아닌가
너를 눌러 꺼트리기 전에 나는 다만
너에게 당부했을 뿐이다
다음번에는 이런 죽음을 택하지 마오
너는 납작해진다 너의 말은 이제 평면의 것이고
나는 더는 네 말을 번역할 수 없다
네가 떠난 오후에는 마당에 앉아
온종일 볕을 쬐었다 살인 이후에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는 듯이
볕이 나를 쪼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