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가파르게 가까워 보이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
박수 치면 나부끼던 깃발처럼
나열하면 치밀하게 아름답던 단어들
흰 이빨로 발음하던 이름들
모든 황금은 어디로 갔는가?
바다 아래 유적들은 왜 흩어지는가
영원하겠다고 약속했던 것들은
언제나 사라지고 만다
가깝다 가깝다
북소리가 들린다
해골들의 행진이다
나무 위에서 그 뼈들의 춤을 본다
해가 떨어지고 나면 밖은 춥다
이불을 뒤집어쓴 유령처럼
멀지 않은 눈으로 컴컴한 밤을 쏘다닌다
사랑에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남은 것이 없구나
돌아오지 않는 것들과 돌아올 것들,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을 구분하며
하루를 허투루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