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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정아 Feb 04. 2023

승리의 맥주

최고의 맥주는 지금 여기.

아이들과의 긴긴 겨울방학의 시간들을 보내며

피 터지게 안 싸우고

우아하게 고상한 척 큰소리치지 않고 잘 버텨온 나를 칭찬하며,

김치냉장고에 저장된 나만의 맥주를 꺼낸다.


맥주는 김치냉장고보관이란 불변의 법칙.

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노 ~~~


얼어 죽어도 아이스맥주~!


얼아맥.


무라카미 하루키도 42킬로미터를 다 뛰고 난 뒤에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마시는 맥주맛이란 그야말로 최고라고 말했다.


나 역시도 온갖 갈증을

나의 내면의 한곳에 집중시켜 한방에 갈증을 핑계로 한 답답함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똑!!

오늘따라 맥주 캔 따는 소리가 경쾌하다.


벌컥벌컥!


아이들에게 맛있는 간식과 밥을 무기로

예습을 시키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갖다 붙여 온갖 칭찬으로 아이들 어깨 뽕을 있는 데로 업시키느라

이번 한 주도 고생 많았다.


이제 남은 일이라고는 온수매트로 뜨끈하게 덮혀진 이불속으로 쏘오옥 들어가

손과 발을 쭉 뻗은 채로 잠을 드는 것.


행복,

지금 여기 나와 함께 있다.

행복감을 느끼면서 사는 삶,


이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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