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만의 비밀 레시피가 담겨있습니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머릿속에서는 '떡볶이'란 글감으로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였다.
생각을 이어가며 흰 바탕화면에 글을 적으려고 보니 기억들은 어느샌가 고요해진다.
결국 떡볶이를 고민하다 일요일 저녁 메뉴로 떡볶이를 준비했다.
© gilwe1314, 출처 Pixabay
냄비에 고추장 두 스푼 담긴 물이 끓을 동안 냉동실에 잠자고 있던 떡국떡을 꺼내고, 어묵을 큰지막하게 썰고, 파도 송송 썬다.
빨간 물이 어서 빨리 끓어오르기만을 기다리며...
꿈의 숫자 100...
나도 빨리 100도를 찍고 싶은...
임계점을 넘는 나의 모습을 부지런히 상상해 본다.
드디어 모든 재료들을 한꺼번에 퐁당 넣고 설탕과 다시다로 간을 맞추며 감칠맛을 더해준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쉿!
이것은 우리 엄마만의 비법이다.
밖에서 파는 떡볶이의 맛과는 비교도 안되게 꼬숩고 달큼한 떡볶이.
까다로운 우리 집 아이들에게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결과가 보장된 음식이고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효자 메뉴이다.
떡볶이는 인생을 함께한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가며 먹었던 김말이와 떡볶이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환상의 맛이었다.
엄마한테 받은 급식비를 모으기 위해 떡볶이로 배를 채운 적이 많았다. 가장 값싸고 맛도 좋았던, 말만 잘하면 주인아주머니가 한 국자 더 퍼주는 인심에 기대어 떡볶이집을 향해 매일 저녁 달려갔다.
그 돈을 모아 안양일번가에서 만 원짜리 신발도 사고 친구 생일선물도 사고 때론 피자도 사 먹으며 보냈던 고등학생 시절 추억이 생각난다.
어른이 된 지금도 떡볶이를 너무도 좋아한다.
가끔 맥주 안주로도 시켜 먹고 아이들과 떡볶이 뷔페에 가서 다양한 소스에 소시지, 중국 당면, 순대 같은 토핑을 듬뿍 넣고 끓여 먹는다.
뷔페에 놓인 튀김과 순대를 먹으며 아이들에게 떡튀순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엄마가~~
라떼는 말이야~~~
포장마차에 줄서서 떡튀순을 먹었더랬지~~
아이들은 길거리 포장마차도 떡튀순도 그저 낯설 뿐이다.
이젠 떡볶이 뷔페에서 로제 소스냐 마라탕 소스냐를 고민한다.
다양한 브랜드의 떡볶이를 그때그때 땡기는 입맛에 따라 배떡의 로제 떡볶이냐 신전 떡볶이의 치즈 떡볶이냐를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떡볶이의 화려한 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한 메뉴들이 등장해도 굴하지 않는다.
파와 어묵만이 듬뿍 들어가 고추장 매운 떡볶이가 나에겐 최고의 맛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먹는 떡볶이.
우리집 식단 메뉴들 중 하나인 떡볶이.
아이들에게 미안할 때 만들어 주는 떡볶이.
스트레스 받아 매콤한게 땡길때 먹는 떡볶이.
치킨먹을때 느끼함을 달래주기 위해 먹는 떡볶이.
평생을 옆에 두고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으로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