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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Aug 18. 2019

끝내 따뜻했던 두 손

18살 겨울, 슬퍼하던 너에게 전하고 싶던 위로

서리 내린 창을 넘어 보니

뽀얀 살결에는 홍조가 달아올랐고

맞닿는 눈송이는 볼결로 흐르고 있었다


칼바람에 눈발에 볼이 시려운가

주머니 속에 내 손 붉지 않게 따스하다


볼가에 녹아드는 눈송이는

금방에 식어 턱끝으로 길을 내고

방울방울 아롱이는 결정을 맺는다


떨어지는 눈발을 가려볼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볼까

맞닿은 눈송이를 닦아볼까


쭈볏쭈볏

꿈틀꿈틀


손가락만 한참을 비틀다가

시린 바람 때문인 양 광대만을 붉히고

주머니 더욱 깊숙-히 찔러 넣는다




말 한 마디 건내기가 뭐 그리 어려운지.

뭐 별거라고 가슴이 그렇게 쪼그라드는지.


말 한마디 따뜻하게 건내줄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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