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하경 Aug 21. 2019

겨울 일기1

19살 겨울, 매일 가던 학교를 안가자니

잘게 빻은 유리를 북풍에 풀어내니

늘 상 있던 이거저것 쥐색으로 바랬고

올려다 뵈는 가루 뭉치 하늘을 자근댄다    

 

변하고 변하였다 변해버린 것이다     


아릿한 바람이 따귀를 훔칠 때

생채기 느는 소리 파스슥 파스스슥

아스팔트 시멘 위를 이리저리 뒹굴다

연석으로 부닥치는 마른 낙엽이 비틀린다     


그렇지 그렇구나 그러한 것이구나     


골목 구석탱이에 쭈그린 유기견 한 마리

갈 곳 머물 곳 없어 덩그란히 놓였다.



수능이 끝나고 나의 마지막 고등학교 겨울방학.

지난 3년을 매일 학교를 갔다. 하지만 그 것도 이제 그만.


딱히 아쉽거나 그립거나 하진 않은데,

끝이라 생각하니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뭔가 나 홀로 덩그러니 놓인 것 같은 느낌.

매거진의 이전글 끝내 따뜻했던 두 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