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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Aug 29. 2019

가을 이야기

20살 가을, 가을 날 길을 걷다가

북녘에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도로 한켠, 홀로 선 단풍나무

가슴으로 바람을 품는다


빨갛게

가슴을 달구고

입술을 적시며

두 손을 감싸듯


빨갛게 가을에 물든다


벽돌 사이 촘촘한 무명 잡초

가슴으로 바람이 불어 든다


누렇게

가슴을 적시고

입술을 녹이며

두 손을 비비듯


누렇게 가을에 물든다


북녘에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렇게 가을은 찾아왔다.



나는 적잖게 적적하고 쓸쓸한데, 

꼭 붙은 연인은 간지러운지 까르르 웃더라.

내 이름 석자 불러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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