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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시
비애
22살 늦봄, 괜히 비를 맞고 싶을 때
by
임하경
Dec 21. 2019
톡 하고
비가 내린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무런 생각이 없이
별 이유도 없이
비를 맞는다
톡톡 정수리를 두드리고
시릿한 콩알이 뒤통수로 구른다
딱히 피하고 싶거나
우산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다
빗 바람이 후두둑 쏟아지니
속눈썹을 오므려 간신히 눈을 뜬다
빗방울은 속눈썹에 맺혔다가
눈꼬리로 고여 살결로 흐른다
광대를 천천히 넘어 도랑진 볼가로 빠르게
턱선에 잠시 멈추었다가 비를 내린다
굳이 참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비를 맞는다
어지간히도 맞았는지
거무튀튀한 멍이 번진다
이제야 마음 한 켠이 후련하다.
답답한 마음에 한 없이
가라앉을 때면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몰아 세운다.
자신을 한 없이 못나고 불쌍하게 만들고서야 마음이 편해진다.
그제서야 면죄부를 받은 양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저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을 뿐이었고,
내가 위로를 받아야할 이유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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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즈음 시작한 소소한 취미생활. 그리고 나는 아직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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