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겨울, 흔한 술자리
또록 또로록- 짠!
아- 취한다 취해
따르고 비우는 술잔 장단에 맞춰
정신줄 위로 흐드러진 춤사위를 벌인다
술병으로 뻗는 손은 덩실덩실
갈 길 잃어 허공을 휘젓고
알코올 타고 드는 목구멍은
득음한 양 청청하다
이 잔에 어떤 곡조가 담겼는지
신났다가 슬펐다가 기뻤다가 화났다가
흘러가는 이야기는 또 무슨 내용인지
외로움 그리움 걱정 두려움
알 길도 알려는 이도 없는 흐드러진 난장판은
누구 하나 꽈당!하고 떨어지면 그제야 막을 내린다.
술에 취하는 데는 별 이유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