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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Jul 11. 2020

술판

26살 겨울, 흔한 술자리

또록 또로록- 짠!

아- 취한다 취해     


따르고 비우는 술잔 장단에 맞춰

정신줄 위로 흐드러진 춤사위를 벌인다     


술병으로 뻗는 손은 덩실덩실

갈 길 잃어 허공을 휘젓고

알코올 타고 드는 목구멍은

득음한 양 청청하다     


이 잔에 어떤 곡조가 담겼는지

신났다가 슬펐다가 기뻤다가 화났다가     


흘러가는 이야기는 또 무슨 내용인지 

외로움 그리움 걱정 두려움      


알 길도 알려는 이도 없는 흐드러진 난장판은

누구 하나 꽈당!하고 떨어지면 그제야 막을 내린다.



술에 취하는 데는 별 이유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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