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여름, 우연을 가장한 적당한 핑계거리
여행자가 되어 길을 묻겠습니다
초행 아닌 이 길에서 길을 묻겠습니다
곤란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
고개도 한 번 갸우뚱 꺾어 보이고
발걸음은 천천히 천천히 늦춥니다
이는 길을 묻겠노라
온몸으로 외치는 길 위의 선언
눈 마주친 그대 앞에
어리숙한 발걸음을 멈추고
수줍게 인사를 건네렵니다
조금은 머뭇이다
웃어 보일 그대에게
나는 길을 묻겠습니다
그리 멀지 않을 그때에
더는 웃지 않을 그대일지라도
나는 다시 돌아가
모르는 양 길을 묻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