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하경 Jun 08. 2021

우연히 날아든 씨앗

26살 봄, 또 한번의 우연을 바라며

어느날 날아든 씨앗 한 알

창가에는 빈 화분 하나

씨앗은 바르르 몸을 떨고 

화분은 마침 비었다


손바닥 깊숙이 씨앗을 감싸쥔다

가슴 한 컵 비워내고 손가락을 꾹- 찔러넣는다

먼지를 호호 불어 털어내고 한참을 눈에 담는다


뚫린 구멍 속으로 씨앗을 떨어뜨린다 

덜어냈던 가슴을 도로 덮는다

토닥토닥 마음을 다진다

봉긋한 새싹을 기대하며

두 손으로 가슴을 껴안는다


온기를 지핀다

볼을 붉힌다


창가에 놓인 화분 하나

꽃 한 송이 품는 그날을 기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멍이 든 일기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