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무서워해

심연 같은 눈

by 오순



끝 모를 바다처럼 속이 보이지 않는 심연 속 같은 커다란 고양이의 눈. 그 투명한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빨려 들어가 사라져 버릴 것 같다. 아무도 모르게 투명한 지하 동굴 속에 갇혀 버릴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온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고양이의 눈을 무서워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이 눈 때문에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버리기도 한다.


마주 보면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우연히 지나가는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치면 심연 같은 그 눈이 무서워 슬쩍 쳐다보고 고개를 돌려 피했었지. 너를 만나고부터는 네가 내 눈을 피하더라. 너도 내 눈이 무서운 거니? 내 눈이 무섭나 싶어 거울 속에 비친 내 눈을 바라보니 나도 내 눈이 무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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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고양이 눈을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고양이도 사람 눈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마주 보고 응시하면 공격이나 위협의 신호로 인지하여 시선을 피하거나 눈을 깜박이며 공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처음엔 내가 무서워 피하나, 나를 싫어하나 오해를 했지.


고양이는 웬만하면 직접 공격을 하지 않고 소리나 몸짓으로 경계 신호를 보내는 평화주의자이지. 자신의 유약함을 알지만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위험지수를 살펴볼 수 있는 높은 곳을 점하려는 본능이 있지. 캣 타워나 방안의 천정과 사이에 공간이 있는 장롱 꼭대기를 좋아하는 이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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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편집디자이너로 생계를 꾸려나가며 일상에서 다가오는 삶을 풀어보고자 하는 오순의 브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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