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노세
아침에 일어나 보니 두루마리 화장지가 쥐뜯껴 사방에 늘어뜨려 어질러져 있다.
화장지에 이빨자국과 침자국과 발톱자국까지 선명하다.
‘화장지가 너보고 뭐라 했냐?’ ‘왜 화장지를 괴롭혔니?’ ‘이게 얼마짜리인데 먹을 것도 아니고 왜 쥐 뜯어서 쓰지도 못하게 만들었니? ‘왜 여기에 스트레스를 푼 겨?’ 집사가 두루마리 화장지 한 개를 통째로 갈기갈기 뜯어 놓은 다윗을 향해 한참이나 소리를 질러댔다.
먹을 것도 아니고 나이가 몇 개 인디 이런 짓을 했냐며 집사는 다윗의 궁둥이를 팡팡 두드린다. 다윗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야옹하면서 바닥에 몸을 내던진다. 단단한 방바닥에 쿵 떨어지는 다윗을 보고서야 정신이 든 집사. 다윗은 집사의 계속되는 잔소리에 이해하려 애를 써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 힘들었나 보다.
하긴 네가 뭘 알고 일부러 말썽을 피웠겠나 싶어 마음을 진정시킨 집사. 화장지로 뒤를 닦는 것도 아니고 굴러가는 화장지가 신기해서 건든 것이 그렇게 되었겠지. 집사는 미안해서 결국 다윗을 쓰다듬어주고 말았지. 그것이 칭찬인 줄 알았는지 이젠 대놓고 시위로 집사가 보나 안 보나 살펴가면서 화장지를 뜯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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