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라 하긴 좀

기싸움

by 오순


한 집에 살면 서로 닮아간다더니 약자에겐 아량을 베풀 줄 알고 강자에겐 경계와 방어를 할 줄 아는 내유외강 한 다윗이다. 비록 겁이 많아 집사의 도움을 원하지만 그것이 결코 비루하지 않고 위풍당당한 너. 집사의 역량을 얼마나 믿기에 따라가면 안 될 곳까지 쫓아가는 것인지. 어찌 감당하려고 저러나 마음 졸이게 만드는 무모하게 용감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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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눈치챘는지 같이 기싸움을 벌이다 할 수 없이 내빼던 길고양이가 뒤돌아서 으르렁거린다. 그 기세에 놀라서 다윗은 뒤쫓던 걸음을 주춤 멈추더니 집사가 뒤에 있나 뒤돌보지만 집사는 보이지 않고 진퇴양난에 빠졌지.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같이 소리 질러 보지만 이미 너의 목소리에는 기가 약해진 게 드러났지. 그것을 지켜보던 길고양이는 밥도 먹었겠다 볼일 없다는 듯 심드렁하게 돌아서 느긋하게 사라진다.


더 이상 쫓아갈 기세를 잃은 너는 체면유지상 제자리에서 으르렁대며 지켜보다 돌아섰지. 그래도 자신의 영역은 지켜냈으니 할 일 잘 마친 듯 개운하게 마당에서 사지를 쭈욱 뻗고 늘어진 너. 다윗이 주인일지라도 마음대로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소심쟁이지만 그래도 소리 내어 말하는 용기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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