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로소이다

목욕이 싫어

by 오순



태어나서 집안에서만 산다는 것은 감옥에 갇힌 죄수처럼 중병에 걸린 환자 마냥 갑갑할 것 같아 어린 다윗을 품에 안고 마당에 잠깐씩 나왔다. 코를 벌름거리며 바람을 느끼며 행복해하는 다윗을 보며 더 자주 데리고 나왔다. 발이 바닥에 닿는 것을 느껴보게 잠깐씩 내려도 놓았다.


선명한 분홍빛 발바닥이 행여 더럽혀질까 다칠까 조마조마 재빨리 들어 올렸다. 이젠 걷고 싶어 하는 너를 조금씩 품 안에서 내놓다 보니 매일 수시로 나가자고 조른다. 문을 열고 데리고 나가 조금 있다 데려오고 하는 것이 양에 차지 않은 너와 갈등하는 게 싫어서 언젠가부터 아예 문을 조금 열어놓고 놀다가 들어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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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고양이도 있다는데 조금만 이상한 기척이 들면 너는 바로바로 들어왔다. 그런 너의 조심성에 안심이 되어 문을 개방해 놓으니 이젠 자율 외출냥이가 되어갔다. 어느 날은 몇 시간씩 있다 들어오기도 했고, 근처에 있었던 것인지 이름을 부르면 잽싸게 들어오기에 아주 안심했지.


밖에서 차 사고나 오토바이사고 같은 것이 있다고는 하나 두려움이 많은 너의 의심증을 보험으로 믿고 내보내 줄 수밖에. 밖에 나가 더러운 바닥에서 뒹굴 거리고 어느 구석인지 모르는 곳을 나돌아 다니니 꼬질꼬질해진 너를 매번은 아니어도 두세 달에 한 번씩은 목욕을 시켜야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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