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네 것인 게야

내 캔 네 캔

by 오순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네' 하듯 다윗이 킁킁거리고 있다. 한쪽에 몰래 숨어서 재빨리 먹어치우려고 하고 있는데 집사 뒤로 다윗이 슬그머니 나타나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왜 자기 것을 먹고 있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의심스러운 표정이다.


네 것 아니고 이건 사람이 먹는 집사의 참치 캔이야. 캔이면 무조건 다 네 것인 줄 아냐. 이건 집사 거야 하며 설명을 했다. 그래도 다윗은 의심을 풀지 못하고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다가와 내 팔에 손을 얹는다. 자기도 한 입 달라는 것이다. 안 돼. 이건 간이 되어 있어서 네가 먹으면 신장이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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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거절에 마음이 상한 것인지 살짝 옆으로 돌아앉는다. 냄새 때문에 떠나지도 못하고 또 쳐다보고 계속 흘끔거리고 있다. 이젠 간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시하고 계속 먹으려 하니 체할 것 같다. 할 수 없이 먹은 지 몇 시간 되지 않았는데 또 고양이 캔을 따서 따로 주었다.


'냄새는 같지만 이것과 네 것은 다른 것이야' 하며 알아듣든 말든 설명해 준다. 집사가 뭐라 하던 일도 관심 없이 다윗은 먹기 바쁘다. '그럼 그렇지 내 캔을 집사가 먹었구나' 하고 이해한 것은 아닌가 싶다. 부푼 배가 더 부풀어서 출렁거리는 배를 바닥에 널어놓고 다윗은 하품을 하며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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