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이

모두 핑계

by 오순



납득되지 않는 무언가가 마음속에 계속 맴돈다. 그것이 무엇인지 되짚어 생각하고 여러 차례 들여다본다. 왜 나는 까망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너무 시끄러워 다른 고양이들이 위험해지지 않을까 또는 경제적 여력이 안 된다는 그동안의 모든 이유가 다 합당한 것 같지가 않다. 까만 고양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제일 타당한 이유인 것 같다.


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긴 고양이는 무조건 보살펴야 된다는 마음이 내심 깔려 있어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다윗을 처음 입양할 때도 보호하고 보살피는 귀여운 반려동물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들어온 생쥐를 쫓아낼 방법으로 고양이를 들이는 것이 제일 최선이라 막연이 생각하고 입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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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같이 할 대상이라는 개념이나 준비도 없었다. 단순하게 필요하니 물건을 구입하듯 그냥 고양이를 입양했던 것이다. 그렇게 좌충우돌 같이 살다 보니 치러야 할 책임이 너무나 막중함을 서서히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하나 더를 들인다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고양이에게 향해지는 마음은 열려 있지만 책임까지 진다는 것은 다른 것이기에 쉬이 결정할 일이 아님을 알게 된 것이다. 철이 들었다기보다는 이기주의적 계산을 할 줄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드러내기에는 너무 뻔뻔한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핑곗거리를 찾아낸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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