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손이 되어

문 여는 고양이

by 오순


문은 인간을 위해서 있다. 특히 집 안에서 문은 더욱더 그러하다. 그런데 어느 날 다윗이 문을 여는 게 아닌가. 직접 가르치고 훈련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터득하여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 고양이도 자기 나름대로 보는 눈이 있고 생각하는 머리가 있다는 게 신통방통이다. 매번 집사가 여닫는 것을 눈여겨본 듯하다. 다윗이 뭔가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얼마 안 있어 몰래 뭔가를 하려는 것임을 이젠 좀 알아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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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아닌 이상 스스로 학습을 못할 수가 없지 않은가. '말짓(말썽)에만 비상하게 멀리가 돌아가냐!' 내가 휴지 뜯지 마라 할 땐 못 알아듣는 척하더니 집사는 칭찬인지 잔소리인지를 끝없이 늘어놓는다. 대충 듣다가 신통한 게 없다 싶으니 하품으로 마무리하는 다윗이다.


뭐 그런데도 그런 다윗이 문을 열고 나가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몰래 숨어서 지켜보니 남는 게 힘이라도 되는 듯 다윗은 머리로 일단 힘을 주어 밀어낸다. 그다음 앞발로 잡아당겨 틈새를 만들어 머리와 발로 그 틈새를 벌려서 나가고 있었다. 박치기 선수라도 되는 것 마냥 다윗은 머리를 쓰는 게 아니라 머리를 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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