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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May 12. 2021

124. 나에게 ‘훅’하고 파고든 노후준비


* 신중년 기자단으로 쓴 글(2020. 10. 13)를 수정 보완함     

         

2019년 5월 어버이날, 집 근처 도서관 ‘5060환승버스’ 강연에서 선물처럼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지원팀에서 운영한다는 ‘1111 프로젝트’ 소식을 들었다. 숫자 ‘1111’은 1주에 1권 책을 읽고 1년에 1권의 책을 낸다는 의미다.     


오래전부터 1년에 한 권의 책을 내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하는 일에 쫓겨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 나 자신을 가두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어렵게 전화번호를 찾아 담당자에게 연락했더니 가을에 시작할 예정이라며 내 연락처를 물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뒤에 전화가 왔다. 전화 준 사람은 나중에 알고 보니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지원팀 정태욱 과장(현 디지털리터러시연구소 부대표)이었다. 잊지 않고 약속을 지켜준 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2019년 10월 마지막 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11월 한 달 8회에 거쳐 ‘작가 탄생 5기’ 과정을 마쳤다. 결과물로 여든여덟의 엄마와 마음을 나눈 이야기를 소박한 책으로 만들어 선물로 드렸다. 제목은 ‘사랑은 안타까움이다’이다. 엄마가 살아갈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정한 제목이다. 증정본 한 권을 만들었는데, 주변에서 관심을 보여 상업 출판으로 재등록해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후 ‘부모와 자녀 사이’로 개정 출판하여 독자와 만나고 있기도 하다.     


교육과정 중에 장애전문 신문 ‘에이블 뉴스’에서 칼럼니스트를 뽑는다는 정보를 들었다. 지원한 결과, 칼럼니스트로 선정되어 2020년 1월부터 ‘장애와 교육’이라는 코너를 맡아 한 달에 3편의 칼럼을 1년간 기고했다. 지금도 신문 지면에 자유로운 형식의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20년 초에는 전 노후준비지원팀 권우실 과장(현 디지털리터러시연구소 대표)으로부터 ‘긱워크 연구원’으로 제안받았다. 그해 1월 말에 3일간 연구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중년 독서코칭 아카데미’를 수료, 관련 증서를 받았다. 덕분에 문화체육부 주최, 국방부 후원, 사랑의책나눔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병영독서 코칭’ 강사로 선발되었다.      


내가 맡은 부대는 김포에 있는 해병대였다. 설렘으로 사전 답사까지 다녀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첫 오리엔테이션은 강사 얼굴을 보여주는 카카오라이브톡으로, 나머지는 영상을 유튜브로 올려준 후, 밴드를 통해 비대면 독서코칭을 6주간 진행했다.    

  

모든 병사가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눈에 띄는 상병이 있었다. 그를 공적 관련 증빙 자료를 첨부한 후 다음과 같은 글을 써서 독서대상에 추천했다.      


“OO 후보자는 6차시로 진행된 2020년 병영독서코칭에 참여, 매회 철저한 독서와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어 완벽할 정도의 독서 활동지 제출로 타의 모범이 되었기에 병영독서대상 포상 후보자로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군인 정신을 십분 발휘, 흔들림 없이 매회 참여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활동보고서 제출이 아닌, 독서를 통해 깨달은 바를 체득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합니다.”  

   

추천 결과는 전국 전 장병 중 한 명에게 수여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무엇보다 열심히 임해준 장병이 고마웠다. 나도 보람이 컸다. 그는 군대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색다른 경험이 좋았다고 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올해 2학기 때 3학년으로 복학 예정이라고 한다. 미리 전역도 축하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제대하면 식사 사줄 테니 연락하라고 했다. 그의 전역을 축하해 주고 싶다.     


이러한 나의 활동을 본 서울에 있는 공군부대에서 지난 1월 말에 연락이 왔다. 장병들이 쓴 독후감을 심사해 달라는 것이었다. 독후감은 총 54편이었다. 철학, 소설, 시, 인문학, 사회과학, 자기계발서 등 읽은 도서는 다양했다. 일부 몇 작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작품 수준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높았다. 채점 결과 상위 동점자가 10명이나 되었다. 이에 다시 작품을 읽고 재검토 후, 부대에서 요청한 5명의 작품을 우수작품으로 선정했다.      


우수작품의 선정 기준은 부대에서 제시한 내용을 기본으로 평가한 후, 도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여 내면화한 작품으로 선정했다. 내면화의 예로는 책의 내용과 자신을 견주어 각자가 놓인 상황, 문제, 아픔, 갈등을 그대로 드러낸 후 대안까지 제시한 경우였다. 부대와 장병들의 발전과 계속적인 독후 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다. 그 부대에서는 올여름에도 나에게 독후감 심사를 부탁하겠다고 했다.   

  

이외 노후준비지원팀과의 인연으로 우리은행 포스트 에세이 게재, 브런치 작가 선정, 노원 50+지역사회 브릿지 인턴쉽 도서 제작 참여, 국민연금공단 신중년 기자단 1기로 활동했다. 지금은 ‘디지털 언더우먼 프로젝트’ 멤버로 활동 중이다. 또 다른 기대로 설렘 가득하다.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지원팀과 만남은 그야말로 물고기가 실컷 헤엄칠 수 있는 물을 제대로 만난 격이었다. 앞으로도 이곳(국민연금공단 디지털리러시연구소)에서 연암 박지원 선생이 인생의 최고 경지라 한 ‘글을 짓고 벗도 사귀면서’ 잘 놀아야겠다. 나도 내가 앞으로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끝으로 평생 동반자가 될 순수한 열정과 아이디어 풍부한 권우실 대표님과 정태욱 부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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