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 박스 사연
“카드가 없네.”
밖에 나간 남편이 전화로 한 말이다.
일단 사용 중지 후
집에 돌아와 보니 옷을 갈아입고 가느라
카드를 놓고 갔단다.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당황했을 터이다.
들은 나도 그랬다.
이 얘기를 옆에서 들은 노모가
옛날 얘기를 전한다.
오래전 시골 오일장에 갔는데,
버스터미널 택시 타는 곳에 지갑이 있더란다.
지갑에는 당시 5만 원 정도 현금과
영수증이 많이 들어있더란다.
노모는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애타서 찾을까 싶더란다.
지갑을 들고 농협에 가서 주인을 찾아달라고 했단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당연히 그래야 한다.”
지갑 주인은 옆 지역인
신북면이라는 곳에 사는 젊은이였는데,
고맙다며 라면 한 박스를 사들고 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