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72회 칼럼
최순자(2022). 짜증을 부리고 분노가 많은 16개월 아이가 있어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2. 12. 25.
“짜증을 부리고 분노가 많은 16개월 아이가 있었어요. 이 아이는 아침 7시 30분에 제일 먼저 어린이집에 와요. 원장이 출근하는 시간에 왔죠. 아이 엄마가 그 시간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해요. 아이는 선생님들만 몇 차례 바뀌고 오후 여섯 시까지 어린이집에서 지내는 거죠. 선생님들이 바뀐다는 것은 처음에는 원장이 맞이하고, 이후 오전 9시부터는 담임 교사, 늦은 오후에는 종일반 교사가 맡죠. 아이가 울면 제가 30초 정도 안아주면 안정이 되기는 했어요.”
어린이집에 보육실습을 다녀온 예비보육교사가 한 말이다. 이 예비교사는 아이들을 사랑해서 보육교사가 되려고 한다며,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하는 보육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했었다. 그러더니 실습을 다녀와서는 이 얘기를 전하며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없다며 “아이들이 너무 딱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현재 많은 아이가 놓인 상황이다. 부모의 출근 시간에 맞춰 일찍 어린이집에 와서 지내다 늦은 오후까지 있다가 퇴근한 부모와 함께 집으로 간다. 아이 입장에서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 보자. 아침 일찍부터 엄마와 떨어져서 어린이집에서 지내야 한다. 물론 교사들이 돌봐주고 또래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시간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하고 위 사례처럼 돌봐주는 교사가 바뀌기도 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 불안이 짜증과 분노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상황을 나아지게 하는 것은 교사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즉 발달에서 중요한 시기의 영아는 부모가 양육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갖도록 해야 한다. 탄력적 근무시간 운영, 육아 휴직 기간 연장 등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환경이 어려운 부모들이 많다. 그렇다면 아이의 부모에게 교사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일찍 어린이집에 맡겨야 한다면, 가정에서 질적인 시간을 가져 아이와 안정애착 형성을 할 수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마음은 조금이나마 안정될 수 있고 원에서 짜증과 분노를 덜 나타낼 수 있다.
부모도 직장을 다니며 육아하는 게 많이 힘든 줄 안다. 사례의 엄마도 퇴근 후 원에 들어오기 전 30분 정도 원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가 아이를 데리러 온다고 한다. 그 시간이 아이 엄마는 유일한 쉼의 시간이라고 했단다.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고 그 엄마를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도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으므로 아이와 같이 지내는 시간은 아이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해달라고 교사는 부모에게 전할 필요가 있다. 그 누구보다 부모의 사랑을 확인했을 때 아이는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아이가 잘 자라는 게 그 부모도 바라는 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