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73회 칼럼
최순자(2022).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는 아이의 심리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2. 12. 26.
“만4세아로 어린이집에 제일 먼저 왔다가 제일 늦게 가는 아이가 있었어요. 부모님이 직장을 다니고 계셨고요. 자유놀이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여러 영역을 바꿔가며 노는 반면, 이 아이는 항상 쌓기영역에서 혼자 놀았어요. 아빠와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느라 잠이 부족해서인지 무기력하기도 했고요. 제가 관심을 갖고 사랑으로 대했더니. 어느 날부터 언어영역으로 와서 그림책을 읽어 달라고 했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저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듯했고 질문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육교사가 전한 말이다. 어린이집에 제일 먼저 왔다가 제일 늦게 가는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아이는 불안할 터이다. 그 불안이 또래들과 원만한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고 혼자 주로 놀이는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교사가 관심을 보였더니 아이는 안다. 선생님이 자기를 좋아해 주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그 교사에게 그림책을 읽어달라는 것은 그림책 내용이 재미가 있어서라기보다, 선생님과 함께하고 싶다는 신호이다. 이는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같은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몇 번이고 읽어달라고 할 때가 있다. 이는 읽어주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미이다.
어린이집에서는 한 아이에게만 교사가 계속 읽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안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와 질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조언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보이는 행동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불안 때문에 보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해 본 사람 안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사랑은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라고도 정의한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한다. 그렇다면 게임보다 아이와 얼굴을 보며 얘기하고 몸을 부대끼며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전문가인 교사가 매개 역할을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