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75회 칼럼
최순자(2022). 손을 잡아줘야 낮잠을 자는 아이가 있어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2. 12. 28.
“39개월 여아입니다. 엄마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다 보니, 일을 하기는 하나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운 아빠가 등·하원을 시켜줍니다. 에너지가 많아 앉을 때도 높이 뛰어오른 뒤 털썩 앉습니다.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색종이를 다른 아이에게 시켜서 가져오게 하면, 그 색종이를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은 후 자기가 가져옵니다. 선생님에게 신체적 접촉을 많이 요구합니다. 낮잠을 잘 때도 오래 토닥여주고 손을 잡아줘야 잠을 자는 아이입니다.”
보육교사 직무교육을 받으러 왔던 어린이집 교사가 전한 말이다. 교육 중, 맡고 있는 아이 행동 중 교사로서 신경 쓰이는 아이 행동을 적어보라고 했을 때 남긴 사례이다.
아이의 행동을 통해 관심과 인정, 사랑받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심을 받고 싶어 뭐든지 자신이 하려고 하고 행동을 크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선생님에게 접촉과 손을 잡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이들은 누구나 그렇고, 관심, 인정, 사랑을 먹고 성장한다. 그런데도 이 아이처럼 그 정도가 유난히 눈에 띈다는 것은 부족하기에 더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아이의 부모도 아이를 사랑하고 있겠지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일찍 출근해서 늦게 돌아온 엄마의 사랑을 더 받고 싶다는 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인다.
이 경우 교사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등·하원을 맡는 아빠와 개별 면담 시간을 마련해서 원에서 아이가 하는 행동을 사실대로 말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아이의 마음, 즉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을 전할 필요가 있다. 아빠도 그런 노력을 할 필요도 있지만, 이 내용을 엄마에게도 전달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교사는 엄마와 면담 시간을 갖고 같은 내용을 얘기 나눴으면 한다.
아이는 가장 사랑받고 싶은 부모의 사랑이 확인됐을 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편하게 지낼 수 있다. 부모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지 말고, 부모와 같이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교사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