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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12개월 아이가 안아달라고 합니다

by 최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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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81회 칼럼

최순자(2023). 12개월 아이가 안아달라고 합니다.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1. 3.


“보육교사 수업 때 교수님 말씀에 감명받았습니다. 카페에 오랜만에 들어왔네요. 늦둥이 아이 둔 분이 12개월 여아가 안아달라고 한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봅니다. 그런데 저도 보육교사를 그만둔 지 오래되어 다 잊어버려 문의드립니다.”

나에게 보육교사 교육과정 강의를 듣고 교사를 했던 분이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남긴 글이다. 이 내용만으로는 아이의 양육환경, 부모와의 관계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충분한 답변은 어렵지만,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행동으로 아이의 마음을 유추해서 해결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2개월 아이가 안아달라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아직 충분히 사랑받는다는 생각이 부족해서 일 수 있다. 이때는 부모 쪽에서가 아니라 아이가 사랑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눈을 마주치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충분히 안아주어야 한다. 또 위에 다른 형제자매가 있을 경우라면, 언니나 오빠보다 덜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아이가 혹시 갖게 하고 있지는 않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경우든 결론은 아이가 충분히 사랑받는다는 생각으로 만족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았다고 느낄 때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어머니가 주었을 때이다. 그것도 지체함이 없이 당장에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가 원한만큼 주었을 때이다. 그때 비로소 아이는 어머니로부터 충분히 받았다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관계적 현상을 정신분석학에서는 용전(containment)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론인 대상관계이론을 우리나라에 대상중심이론으로 소개한 책 <모신>에서 고 임종렬 박사가 한 말이다. 아이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부모가 해주고 싶은 것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것을 행복한 마음으로 해주었을 때라는 것이다. 그 상태를 ‘용전’이라 하는데, 용전의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 위 사례의 경우는 아이가 더 이상 안아 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교사가 현장에서 부모에게 이런 상담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위에서 제시한 내용을 부모에게 전할 필요가 있다. 또 교사에게 안아달라고 하는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도 위에서 제시한 대로 아이에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아이의 부모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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