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94회 칼럼
최순자(2023). 발달지체 아이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1. 16.
“만 2세 남아입니다. 부모님이 아이 양육을 힘들어합니다. 아이는 등원 후 누워있거나 놀잇감이나 또래에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모든 발달이 다른 아이들보다 늦어 발달센터 다닌 지는 8개월 정도 됩니다. 정해진 순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큰 소리로 웁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또래와 다르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크게 개의치 않고 계십니다. 이 아이 발달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어린이집 원장 직무교육 때 받은 질문이다. 아이 부모가 양육에 크게 관심이 없고, 부모 자신이 에너지가 없어 보인다. 아이 발달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실존주의 심리학자이자 상담심리가 이승욱 박사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상담과 심리를 공부했다. 이후 그곳 병원에서 임상심리사로 근무하다 귀국해서 지금은 개인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박사는 상담의 유형이 어떻든, 내담자의 99.9%는 어린 시절의 부모 자녀 관계의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 중 특히 영아기의 잘못된 양육은 치명적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관계의 증상으로 봤다.
위 사례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 때 채팅방에 남긴 질문이다. 아이를 둘러싼 환경으로 가정 상황이나 부모의 양육 등에 대해 더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다. 질문의 내용으로 보아 부모가 어떤 분인지 어느 정도 그려진다. 부모 자신이 힘이 없고, 더구나 양육을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경우 부모가 아이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기 어려우리라 본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바로 그런 부모와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보여진다.
어린이집에서 원장이나 교사가 전문가로서 부모를 만나 양육의 애로사항, 아이 특성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길 권한다. 그러면서 이 시기에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는 이후 발달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양육이 힘들지만 아이에게 좀 더 관심을 두고 상호작용 해줄 것을 요청했으면 한다. 또 아이는 반에서 친절하고 따뜻한 아이와 같이 지낼 수 있도록 의도적 배려를 해주길 바란다.
지금 아이가 발달센터에 다니면서 치료사의 도움을 받겠지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부모이고, 그 부모의 사랑을 받으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효과적이리라 본다. 아울러 아이는 비슷한 연령의 또래에 관심이 많으므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