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순자 Jan 17. 2023

390. 소리 지르며 우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95회 칼럼

최순자(2023). 소리 지르며 우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1. 17.


“ 말을 잘 못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특히 바깥 놀이를 나가면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봐야 하는 아이였어요. 같이 걸어가다가도 나뭇잎을 만지고 싶으면 멈춰서서 만져야 하고, 돌멩이를 줍고 개미를 만나면 발로 밟기도 했습니다. 놀이터를 갈 때는 자기가 원하는 다른 곳으로 가야하고, 혼자서 막 뛰어나가기도 합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소리 지르고 웁니다. 낮잠도 자지 않아 이 아이만 특별 대우 인양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이 아이는 별난 아이로 원에서 선생님들의 미움을 받아 안타까웠습니다.”


위 사례는 예비 보육교사가 어린이집에 보육실습을 다녀와서 하는 소감 발표 때 전한 내용이다. 전달받은 내용으로만 미루어 본다면 아이는 에너지와 호기심이 많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약간 예민한 기질인 듯하다. 단 개미를 발로 밟는 것은 밟아서는 안 된다는 교육 경험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또 원하는 것을 못 하면 소리 지르고 우는 것은 소감 첫머리에 있듯이 아직 말을 잘못해서이리라 본다.


이런 아이를 교사로 만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도쿄 유학 시 실습하러 갔던 어느 어린이집 신발장에는 가족사진이 붙어 있었다. 원장 선생님께 이유를 물어보았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등원한 “아이가 신발을 벗어 넣으면서, 함께 오지 않은 다른 가족을 사진으로나마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갖게 하기 위해서이다.”라고 했다.


또 실습했던 도쿄의 어느 유치원은 아침에 등원 시간에 선생님이 교실 입구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서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정성껏 맞이하고 있었다. 이렇게 복도에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교실로 들어가면, 교실에는 다른 선생님 한 명이 따뜻하게 맞이해 주고, 아이가 하고 싶은 활동 할 때 말없이 지켜봐 주었다.


도쿄의 사례는 아침에 가정을 떠나 등원한 아이들을 어떻게 편안하게 맞이해서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침 등원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처음 기분이 종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등원 시간에 아이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무엇보다 선생님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믿음과 확신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은 형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했을 때 아이는 느낀다. 사랑은 도착점이다. 미워해서는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는다. 관계 맺기를 먼저 해야 한다. 관계 맺기의 핵심은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다.


또 교사는 아이가 다른 또래들과도 어울릴 수 있도록 의도적 배려가 필요하다. 간식을 먹거나 놀이할 때 반에서 상냥하고 친절한 아이와 같이 지낼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 교사는 아이들 인격 형성에 관여하는 전문가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389. 발달지체 아이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