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99회 칼럼
최순자(2023). 선생님 바라기 아이 어찌할까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2023. 1. 21.
“만 11개월 남자아이입니다. ‘선생님 바라기’ 별명이 붙을 정도로 교사에게 애착이 심합니다.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울기부터 합니다. 어찌할까요? 엄마는 둘째 임신 중입니다.”
교사 직무 교육 중 어린이집 교사가 질문한 내용이다. 선생님에게 마치 껌처럼 딱 달라붙어서 붙은 별명은 ‘쌤 껌딱지’라 하기도 한단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아이 마음의 단서는 엄마가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다.
엄마를 직접 만나 가정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자기에게 충분하게 관심과 사랑을 준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보인다. 또 아이는 동생이 태어나면 자신을 향한 부모의 마음이 동생에게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지금 아이는 정서적 불안 상태에 있다. 그 불안을 어린이집에 와서 선생님에게 붙어있음으로써 조금이나마 위안받고자 하는 것이다.
교사가 어떻게 한다고 선생님만 따라다니는 아이의 행동이 완전히 없어지기 어렵다. 아이는 엄마가 자기를 사랑해 준다는 믿음과 확신을 가져야만 이 행동이 없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가 질문했듯이 교사는 어찌해야 할까? 부모, 특히 임신 중인 엄마를 만나야 한다.
만나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보이는 행동을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아이 마음을 읽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대응은 “엄마가 지금 동생을 배속에 품고 있지만, 너를 여전히 사랑한단다.”라는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그런데 사랑은 도착점이다. 아이가 그 사실을 진심으로 느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중요하다. 형식적으로 하면 사랑받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
대상관계이론에서는 이러한 확신을 ‘용전’이라 한다. 아이의 마음속에 빈틈없이, 꽉 차야 한다는 것이다.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빈틈이 발달상에 문제를 가져다준다고 본다. 물론 온전히 아이의 마음속을 사랑받는다는 확신으로 꽉 채운다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나 인간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 인생 초기인 영아기는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심리적 구조물을 만들어 이후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사는 부모와의 만남을 통한 부모의 변화 이외에 어린이집에서는 교사 스스로 편안하고 따뜻하게 아이를 대해야 한다. 또 그 아이가 반에서 자율적인 아이와 또래가 되어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도 있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자기 마음을 보이는 신호이다. 그 신호를 읽고 대응하는 교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