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처음 해본 내 몸 여행

by 최순자

지난해 받아야 할 건강검진 항목 일부를 해를 넘겨 어제 받았다. 출입증을 받고 들어섰다. 안내자가 “다음부터는 면 마스크는 안 됩니다.”라고 한다. “면 마스크 안에 별도로 착용했어요.” 나는 병원이라 더 신경 써서 이중 마스크를 하고 갔다. 병원에서 오라는 시간에 갔는데 대기자가 50여 명이 넘는다. 30여 분을 기다리니 내 차례가 왔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먼저 혈압을 재고 의사를 만났다. 의사에게는 미리 마스크 설명을 했다. 혹시 면마스크 만 쓴 줄 알고 불안해할까 봐서였다.


병원에서 안내하는 대로, 자궁경부암, 유방암, 위내시경 순으로 했다. 대장은 채변으로 했다. 다른 검사는 그러려니 하는데, 매번 위내시경은 힘들다는 생각이다. 나는 수면 내시경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오래전 수면 내시경을 하다 깨어나지 못한 사람을 봤기 때문이다. 기포 제거제만 마신 후, 내 입과 목을 통과해 위를 들어가는 기기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간호사가 먼저 입을 벌리고 있을 기구를 입에 끼워둔다. 몸은 옆으로 눕게 한다.


이번에는 심호흡을 하면서 기기가 내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같이 따라 들어가 봤다. 내 몸을 여행하기로 한 것이다. 위 속에서 기기가 더 오래 머물면서, 자세히 위 상태를 바라보기를 바라고 단전호흡을 하기도 했다. 구역질을 참으라는 데 이건 참을 수 없었다. 반사적으로 나온다. 이물질에 반응하는 내 몸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처음으로 내 의식이 내 몸 깊은 곳을 여행했다. 기기와 함께 위 속을 여행하다 보니 어느새 밖으로 나올 시간이 됐다. 은밀한 여행이었다. 평상시 들여다볼 수 없는 여행을 한 덕분에 이번에는 덜 힘들었던 것 같다.


검사를 모두 끝나고 나서는데 바로 옆 건물 소아재활과에서 놀이는 하는 아이들이 눈길을 끈다. 복도에는 ‘거북이처럼 천천히 걸어요.’라는 팻말이 보인다. 늘 바삐 식사하거나, 제때 챙겨 먹지 못해 위염을 앓은 적이 있다. 나도 거북이처럼 천천히 걷고, 밥도 천천히 꼭꼭 씻어 먹어야겠다. 여행의 끝이 행복하듯, 좋은 결과를 기다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57. 떠나보내는 마음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