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2024). 가르침이란?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공명재학당. 6. 22.
화사한 봄꽃을 만났던 대학 강의는 1학기를 마치고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이번 학기는 유아교육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사소통’과 ‘유아특수교육학’를 강의했다. 그 외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발달심리, 보육실습도 맡았다.
대학 강의는 강의 핵심을 넣고,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자기 생각을 쓸 수 있도록 제작한 강의 워크북으로 진행한다. 많은 지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제별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시사점을 얻어 이후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학생들도 그걸 좋아한다.
그 때문이었는지 이번 스승의 날 때 학생들이 “심금을 울리는 공감 능력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위로” 한다며, ‘공감상’ 상장을 만들어 주었다. 또 학생 한 명 한 명이 ‘실제 중심의 강의가 유익하다.’,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등의 감사 편지를 써 주기도 했다. ‘유아특수교육학’ 강의를 들은 학생 중 몇 명은 그 분야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하며, “다음 학기가 대학 마지막 학기에요. 교수님 강의를 듣고 싶어요.”라고 해서 보람을 갖게 했다.
나도 배움의 시기가 있었다. 배운 지식은 내 기억의 어딘가에 남아 있고 필요할 때 활용되고 있겠지만, 실제로 떠오르는 것은 가르쳐준 분의 태도이다. 동경 유학 시 일본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발달심리학자 1인자로 불리던 무토 다카시 교수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수업은 주로 영어로 된 전문서를 번역해서 발표하고 토론, 코멘트 하는 방식이었다. 당신이 강의할 때는 먼 곳을 응시하며 교재나 PPT 없이 주제를 풀어냈다. 점심때면 편의점에서 사 온 도시락을 대학원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같이 드셨다. 또 책장을 복도에 내놓고 필요한 사람은 빌려 가되, 다음 사람을 위해 다시 갖다 놓으라고만 했다.
가르침은 책에 있는 내용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셨고,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하며 삶으로 보여주신 분이다. 은퇴 후에도 강연, 자문, 독서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생의 가르침을 새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