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부분)’
이 시는 나라 잃은 스물여섯의 청년 윤동주가 제국의 땅 교토에서 1942년 6월에 쓴 시이다. 그였기에 쉽게 쓸 수 있었던 시를, 그는 시가 쉽게 씌어지는 것을 고뇌하고 있다. 강의와 강의 준비 짬짬이 온라인으로 책을 한 권 편집하고 자작 시집을 편집했다.
어제는 브런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브런치북을 만들었다. 그동안 브런치에 기고한 글 중, 글쓰기와 출간, 독서 관련 글을 모아 ‘10년 만에 깨달은 책쓰기 비법’으로 제목으로 냈다.
최순자(2020). 10년 만에 깨달은 책쓰기 비법. 브런치.
열 곳의 출판사에서 잘된 책은 출판의 기회를 준다고 한다. 그에 출품하기 위해 제작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브런치 작가들의 필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단, 처음 시도해 본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발표는 12월 21일이다. 일단 그날을 기다려보자.
오늘 편집한 시집은 지난 여름에 동주문학상에 낸 자작시 모음이다. 당연히 수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단지 그동안 끄적인 단상을 모아본다는 의미 부여를 했을 뿐이다. 제목은 고민 중이다. 문학상 출품 시에는 ‘아파야 사랑이다’로 했었다. 오늘은 ‘비로소 보이는 나’로 했다. 조금 더 고민해 볼 작정이다. 지난 7년 동안 편린 63편이 모아졌다. 독립출판 형식으로 조만간에 나만 주문할 목적으로 내 볼 생각이다.
글쓰기 마지막은 함축, 은유, 비유가 들어간 그림책, 동시, 시라는 생각이다. 한 때 시를 종종 썼다는 것은 마음의 여유가 있었고, 내 감정의 일렁임이 있었던 게다. 다시 그러기를 스스로에게 기대한다. 단 윤동주 시인이 그랬듯이 쉽게 쓰되, 쉽게 씌어지는 글이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