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를 스스로 놓아가길> 雲山 최순자 교수의 아픈 청춘에게 건네는 위로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 공명재학당. 2025. 3. 24.
“7세 남동생이 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바빠 제가 많이 보살피는데, 너무 힘들고 저도 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원하는 학업과 부모님이 원하는 것이 달라 고민입니다. 집안 사정도 어려운데 제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할지, 부모님이 원하시는 것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생각이 많습니다. 벌써 스물 한살인데 제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어른인데 아직까지 아이 같은 성격과 행동이 고쳐지지 않아 걱정입니다.” (대학 2학년)
걱정과 고민이 많군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 제목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힘들고 방황하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라는 생각이에요. 동생 돌봄에 관한 고민부터 같이 생각해요. 동생이 어려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데, 그 일을 님이 거의 다 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힘들다는 얘기 충분히 공감합니다. 몇 가지 권해 봅니다.
먼저 부모님이 바쁘시더라도 동생 발달을 위해 조금만 더 동생 보살핌에 신경 써 달라고 해보세요. 님도 애착에 관해 공부했듯이 동생이 가장 원하는 것은 부모님 사랑이고, 그 사랑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졌을 때 동생은 심리적으로 행복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지요. 이에 대해 부모님과 얘기를 나눠보세요. 부모님도 동생이 마음이 행복하고 자기 일을 잘해 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생이 부모님과 애착 형성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다음으로 동생이 7세이면 초등학생아닌가요? 초등 같으면, 방과 후 반을 활용해 보는 것도 어떨지요? 그 이후 시간은 님이 돌봐 주기도 하고요. 힘들지만, 동생은 보살핌을 받아야 시기라는 것을 생각해서 함께 해 주면 어떨까 싶어요. 그러는 동안 동생이 학년이 올라가면 혼자서도 잘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진로에 대해 같이 생각해 봐요. 부모님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원하는 학업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님이 원하는 진로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님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니까요. 본인이 원하고 것 우선하고, 경제문제는 이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갚아 나갔으면 해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내가 무엇을 할 때 재미있지?” “내가 뭘 잘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지요? 또 “평상시 시간이 날 때 하고 싶은 일이 뭐지?”라는 생각도 해보세요. 살다 보니 결국 그 일을 선택하게 되더군요.
아이 같은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만큼 님이 순수하다는 것이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자책하지 말고, 단 ‘내 일은 내가 결정하고 책임을 진다.’라는 생각을 가져보길 권해 봐요. 인생은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고민, 걱정, 방황하며 스스로 건널 징검다리를 하나하나 놓아가며 가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지하고 응원할게요. 힘내요!
* 사진, 2017년 12월 ‘나를 찾기 위한 인도’ 여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