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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T 조 Nov 23. 2024

내 다리길이는 똑같을까?

올바른 체형이란?(3)

평소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 문득 내 다리 길이가 좀 다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치마나 바지를 입었을 때 한쪽으로 자꾸 돌아가거나 바지 주름 모양이 대칭으로 생기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옷을 정돈하겠지만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문뜩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로 병원에 가기도 그렇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 방법을 알 수 없다. 대부분 골반이 틀어져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실제로 다리 길이에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유전적으로 요인이 아니라면 자세 및 근육의 불균형, 부상으로 골반이 틀어지고 그에 따라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기에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게 되면 골반과 무릎의 통증은 물론이고, 좌우 불균형이 지속되면 양다리 간의 균형 차이가 생기고, 이 때문에 다리 길이에 변형이 온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에서 출발하지만, 빨리 골반을 교정할 수 있는 병원 및 운동센터를 찾아 개선해야만 한다.     


최근에 아주 반가운 사람이 센터를 찾아왔다. 어린 남학생이었던 C가 아주 오랜만에 방문한 것이다.

"선생님 저 군대 가요"라고 C가 인사를 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구나, 처음 센터에 왔을 때는 중학생이었는데...     

처음 보았을 때 기억이 난다. 어머니와 같이 센터에 왔었는데 그때는 표정이 무척 어두웠다. 어머니 또한 얼굴에 걱정을 한가득 품고 있었다. C는 양쪽 다리 길이에 문제가 있었다. 어머니는 C의 걸음걸이가 이상해서 병원에 찾아가 보았더니 양다리 길이가 많이 차이 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다음 주에 대학병원에 예약은 해두었는데 걱정이 되어서 찾아왔어요. 옆에 있던 C의 표정은 걱정보다는 귀찮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어머니에게 억지로 끌려온 듯했다. C의 자세를 분석하고 다리 길이 차이 검사를 진행했다. 엎드린 자세에서 양측 무릎을 구부렸다가 펴주고 복숭아뼈와 뒤꿈치의 길이를 확인했다.    

 

생각보다 차이가 많이 났다. 엎드린 자세에서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도 다리 길이를 체크해 보았다.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검사하는 것은 골반의 불균형으로 나올 수 있는 다리 길이 차이를 제외하고 무릎에서 뒤꿈치까지 다리 길이를 평가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도 다리 길이의 차이가 확연히 났다. 확인하고 나서 보행을 시켜보니 다리 길이 차이로 인해 골반의 흔들림도 크고 좌우의 균형이 완전히 흔들리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나 또한 평가를 마치고 심각성을 느꼈다.     


어머니에게 다리 길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교정 운동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병원에 가서 좀 더 확실한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상담을 마치고 C와 어머니는 일주일 후 병원에서 검사를 마치고 다시 찾아왔다. 그들의 표정에서 이미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C 또한 진지한 표정이었다. 검사 결과, 다리 길이 차이가 4cm가 난다고 하였고, 추후 검사를 다시 해봐야 하지만 조금 더 차이가 난다면 수술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C 둘 다 충격적인 결과에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어머니는 지금 당장이라도 수술할지 말지 고민했다. 걱정이 많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래의 내용을 충분히 설명 드리고 운동을 통해 개선해 나가자고 말했다.     


다리 길이의 차이는 골반의 불균형으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골반의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양 다리뼈 길이에 차이가 심한 경우였다. 하지만 이 또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 뼈는 자라나고 파괴되고를 반복된다. 보통 사람들은 성인이 된 후에는 키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뼈는 고정되어 있고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뼈는 변화한다.   

   

뼈에는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있다. 성장기에는 조골세포의 수가 파골세포보다 많다. 성장기가 끝이 나면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수가 같아진다. 즉 성인이 된 후에는 뼈의 생성과 파괴가 반복되기 때문에 길이의 변화가 없는 것이다.     


이는 키 성장과도 관련성이 매우 크다. 키 성장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다. 하지만 부모가 작은 키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키가 큰 아이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식습관, 운동, 수면 등 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존재하지만. 치료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성장판 자극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바른 자세와 올바른 운동으로 관절에 좋은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줄넘기는 키 성장에 매우 좋은 운동이 다. 하지만 이단 뛰기 줄넘기는 성장에 좋지 않은 운동이다. 관절에 충격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C와 어머니에게 운동을 통해 개선하고, 6개월 뒤 병원에 방문하여 다시 검사를 받자고 했다. 수술 이야기가 나온 만큼 나 또한 매우 긴장하고 교정 운동을 진행하였다. 다리 길이가 짧은 쪽으로 체중 부하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를 잡을 때 체중 부하가 확실히 되면서 동시에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골반을 지켜주는 코어 운동과 골반 균형에 가장 중요한 중둔근 강화 운동도 진행하였다. 한 시간 운동을 시키는 동안 너무 열중해서 그런지 내 몸에도 땀으로 흠뻑 젖었다. 자세 교정 운동을 하면서 체중 지지와 감각을 입력시킨 후 보행 연습을 시켰다. 처음에는 C도 집중해서 잘 따라왔다. 하지만 그때 C는 중학생이었으므로, 하루하루 운동이 진행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지겹고 귀찮은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도 힘들어서 지칠 때도 많은데 아직 중학생인 C는 어떠하겠는가. 어르고 달래고 운동하고, 격려해 주고 또 가끔은 심각성을 심어주기 위해 단호하게도 말을 하기도 했다. 운동뿐만 아니라 보행에 많은 집중을 했고, 집에서 해야 할 운동도 가르쳐 준 뒤 확인을 하기도 했다. 주어진 시간은 6개월이었다. 이 시간 안에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C보다 내가 더 긴장되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교정 운동이라고 해서 특별 한 건 없다. 스쾃, 런지, 브릿징 운동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운동이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특성에 맞게 자세가 조금씩 달라지고, 집중해야 하는 근육이 달라질 뿐이다. 하지만 자세가 달라질 때 집중해야 한다. 약간의 체중 이동 변화에도 몸에는 대상작용 또는 원하지 않는 부위의 자세 변화를 느낀다. 또한 원하던 근육이 아닌 다른 근육이 사용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교정 운동을 할 때는 상대의 신체 변화를 트레이너도 같이 느끼면서 자세를 계속 변화시켜 주어 야 한다. 개인마다 나타나는 변화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나갔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온 것이다. 결과를 기다리는 나도 엄청 초조했다. 검사받고 나면 연락 주시겠지...     


그날은 일을 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연락이 없었다. 뭐 어차피 내일이 C가 운동하는 날이니까 내일 전달받아도 상관없는 거지만 이상하게 서운했다. 내가 너무 예민해진 건지, 아무튼 다음날이 다가왔다. 문이 달칵 열렸다. 그리고 C와 어머니가 같이 들어왔다. 그들의 표정은 오묘했다.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상담 의자에 앉고 나서 야 얼굴에 미소가 나타났다. "C 다리 길이 차이가 2.5센티 차이가 난대요. 수술은 안 해도 되고 계속 지금처럼 관리하라고 해요.  

    

4센티에서 2.5센티로 줄어들었다.     


"우와... 고맙습니다" 나도 깜짝 놀랐다. 이 말을 듣고 나서 몸에 긴장이 풀려 스르륵 녹는 것 같았다.     


"제가 더 고맙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C의 얼굴도 엄청 밝았다. 그리고 사실 그날은 운동을 하면서 강도도 조금 낮추고 C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재밌게 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긴장감이 낮아져서일까? 아니면 안도감에 교정 운동을 잘 못 시켜서 그럴까? 그날 이후 시간은 계속 흘러갔지만, C의 다리 길이 차이는 2센티까지 줄어들고 더 이상의 변화는 없었다. 내 부족한 기술 때문인지, 안도감으로 인한 노력의 부족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대학교를 입학하고도 C는 몸의 좋은 상태를 인지하였기 때문에 보행 또는 일상생활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면 항상 찾아와서 교정 운동을 하였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보행에 관련해서는 지금까지도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     


C같이 성장기가 아닌 성인에서도 신체 불균형으로 뼈의 변형까지 나타날 수 있다. 무지외반증, O 다리, X 다리 등과 같은 신체 변형이 나타난다. 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대부분 "지금에 와서 어쩌겠어, 이미 늦었는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성되고 파괴되고를 반복하는 중이다. 지금 당신의 체형을 거울로 보고 확인해 보라. 그리고 문제점을 찾아내자. 이런 말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만약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당신의 체형 교정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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