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측만증인 내 아이, 어쩌죠?

by PT 조

선천성 측만증은 잘못된 자세 습관 등으로 생기는 후천적 측만증과 달리 성장함에 따라 척추의 형태가 급격하게 변한다. 그래서 아동기에 처음으로 측만증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선천적으로 측만증을 가진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나는 항상 조심스럽다. 그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측만증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보다 심리적 고통을 더욱 크게 느끼며, 자세 지적을 받을 때마다 자기 잘못으로 여겨 더욱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자기 모습을 숨기려고 자세를 요리조리 바꾸는데, 이는 오히려 측만증 정도를 심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측만증 아이들은 소화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에 따라 왜소한 체격을 가진 경우가 많다.


나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단순한 운동이 아닌 따뜻한 이해와 지지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치료사로서 혹은 부모로서 우리는 선천적 측만증 아동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경청하고, 그들의 불안을 이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측만증은 선천성이다. 너의 잘못이 아니다. 같이 이겨내 보자.”


선천성 측만증은 어린 나이에 나타나므로, 재활은 완벽한 해답이 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선천성 측만증의 경우 측만이 진행이 되지 않도록 보완해주는 것이지 어떠한 방법이든 정상으로 돌아가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측만증 보조기 또한 진행을 막는 것이지 치료가 되지 않는다.

비가 오던 어느 날... 40대 B 씨가 찾아오셨다. 처음 오는 분이라 상담 예약을 했다. 자신이 아니라 자녀의 문제였지만 어머니 혼자 오셨다.


B : 우리 애가 측만증이 있는데 여기서 고칠 수 있을까요?


측만증 각도가 몇 도 정도 되는지 아시나요? 나이는요?


B : 중학교 1학년 여자애고, 측만증 각도는 30도 정도 돼요.


'선천성'임을 직감했다.


측만증은 완전히 체형을 바로 잡는 것은 불가능해요. 진행 속도를 늦추고 각도를 완화하는 것이 최선이에요.

B : 음... 애가 지금 수영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만 교정 운동을 해도 효과가 있을까요?

네? 수영을 왜 하나요? 나는 화들짝 놀라 B에게 물었다.


B : 수영이 측만증에 좋다고 들어서 시키고 있어요.


깜짝 놀라서 말했다. “절대 안 됩니다. 당장 수영부터 중단하세요. 측만증 각도가 40도이고 아직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더욱 진행될 수 있으니 교정 운동에 집중하시고, 필요하다면 병원에 방문하셔서 의사의 조언에 따라 보조기도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그분은 이상하다는 얼굴로 나를 보며 대답했다. “보조기는 해봤는데 불편해서 잘 안 하려고 해요. 수영은 병원에서도 좋은 운동이라고 했는데요.”


“측만증이라면 강한 유산소 운동은 절대 금지입니다. 중단하셔야 합니다.” 내가 너무 강하게 말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신뢰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수영은 물의 부력으로 중력을 제거할 수 있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다. 대부분의 신체 질환 운동에서 수영은 아주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측만증에서만 금기사항이 된다. 그렇기에 B는 당연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B : 네, 알겠어요. 일단 애랑 이야기해 보고 전화 드릴게요.


이렇게 상담이 끝나버렸다.

한 달 뒤쯤...

B가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측만증 자녀와 함께 왔다.

측만증 검사는 서있는 자세에서 바로 앞으로 숙인 뒤, 허리가 제일 높은 지점에서 좌우가 대칭이 맞는지 검사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B와 함께 온 아이는 검사할 필요도 없이 측만증이 심해 보였다. 측만증 각도가 30도, 아니 그 이상 될 것 같았다. B는 아이에게 “허리 좀 똑바로 펴. 자세 바르게 해야지.” 한숨과 걱정이 뒤섞인 말투였다. B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나에게 다시 답답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41013_184701501_14.jpg 참고사진 - 일반


KakaoTalk_20241013_184701501_15.jpg 참고사진 - 측만

B : 예전에 상담받으러 한 번 왔었는데 기억하실까요? 애가 측만증인데 병원에서 수술을 고려해 보자고 하네요. 자세 똑바로 하라고 해도 말도 안 듣고 보조기도 잘 안 하고 속상해 죽겠어요. 운동으로 고칠 수 없을까요?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을 것이다. 측만증 상담을 받는 도중에도 부모들은 답답한 마음에 아이에게 끊임없이 자세 지적을 하곤 한다. 성인이 된 후 나타나는 측만증은 본인에게 원인이 있을지라도 선천성 측만증은 자녀의 잘못이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도 자세가 이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보이기 싫어한다. 그래서 휘어 있는 척추의 반대 방향으로 자세를 바꿔 또 다른 측만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는 측만증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따로 연락하는 편이다. 자세 지적은 자주 하지 말고, 자녀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같이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전에 상담했던 게 기억이 난 나는 “수영은 중단하셨죠?”라고 물어보았다.


B : 아뇨, 수영은 주변에서 대부분 수영은 관절에도 좋고, 매우 좋은 운동이라고 계속 들어서 그냥... 했어요.

단호하게 다시 난 말했다. 어머니 수영은 측만증에 금기되는 운동입니다.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자세 때문에 측만증이 온 게 아닙니다. 선천성입니다. 보조기 착용도 당연히 불편하겠지만 해야 하고요. 각도가 더 커지지 않게 운동하셔야 해요. 각도가 더 커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측만증 수술은 너무 큰 수술이고 이후 모든 신체활동에 제한이 되는 장애가 남아요. 잘 생각하셔야 해요.


B : 여기서 운동하면 좋아질까요?


나는 "아뇨, 좋아진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키 성장이 멈출 때까지 진행 속도를 늦추고 좋아지더라도 약간의 보안뿐일 거예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측만증의 경우 키가 클 때 급속도로 각도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장기에 특별히 관리를 잘해주어 성장이 멈출 때까지 측만증의 각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렇게 두 번째 상담은 종료되었다. 척추측만증으로 수술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척추를 고정하는 큰 수술이기에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고,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며 회복 기간 또한 매우 길다. 두 번째 상담이 끝나도 B는 오지 않았다. 나 또한 효과가 확실하지 않으며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없어서 답답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후 어느 날 상담 예약이 잡혔다. 그런데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다. B와 중학생이었던 아이였다. 그런데 측만증이 심했던 아이의 체형이 기억과는 완전히 달랐다. 측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올바르게 서 있었다.


B :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상담받았었는데, 측만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수술을 받았거든요. 수술 이후 운동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여기서 가능한지 궁금해서 왔어요.


수술하셨으면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운동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핀으로 고정된 부분은 가능하면 움직임을 제한해야 합니다.


B : 그래도 조금이라도 좋아지게 해주세요.


이렇게 아이의 체형관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미 수술로 아이의 척추에는 핀이 박힌 상태였고, 허리를 굽힐 수도, 몸을 돌릴 수도 없어 매우 조심스러운 운동밖에 할 수 없었다. 당연히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안정화 운동만 진행하였다. 당연히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척추측만증은 선천성(구조적)과 비선천성(비구조적)으로 나뉜다. 선천성(구조적)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며, 비선천성(비구조적)은 자세가 좋지 않아 점진적으로 생길 수 있는 측만증을 가리킨다. 비선천성 측만증은 올바른 운동을 한다면 분명 좋아진다. 하지만 선천성은 다르다. 좋아지지 않는다. 하지만 두 가지 유형 모두에서 금지되는 것은 강한 유산소 운동이다. 왜냐하면 측만증은 비정상적인 호흡 패턴이 나타나기에 강한 유산소 운동을 할 경우 기존에 가지고 있던 비정상적인 호흡패턴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측만증 환자의 전반적인 비율은 약 80%가 여성인 경우가 많다. 당신의 아이가 선천성 측만증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성장이 멈출 때까지 지속해서 관찰하고 평가하여야 한다. 그리고 측만증 교정 운동을 해야 한다. 물론 좋아지지 않는다. 측만증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어 최후의 수단인 수술을 막는 것이 성장기 아동에게는 최선이다.


대표적인 측만증 교정 방법으로는 호흡패턴을 바르게 해주는 슈로스 운동이 있다. 또는 도수치료, 추나요법 등으로도 측만증 교정을 진행한다. 그러나 측만증이 의심된다면 지금 당장 병원이든 교정센터든 전문가에게 찾아가서 개인지도를 받길 바란다. 척추는 앞뒤로 구부러지는 굴곡과 좌우로 구부러지는 측면굴곡, 그리고 축을 중심으로 도는 회전이 합쳐져 3차원적으로 움직인다. 이렇게 복잡한 움직임을 가지고 있기에 스스로 측만증 자세를 교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개개인별 특성이 너무나도 다르고 고려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있는 측만증 교정 운동은 신뢰할 수 없으므로 찾아보지도 말고 따라 하지도 말아야 한다. 꼭 실제로 체형을 분석하고 교정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그럼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가? 측만증의 형태나 각도에 따라서 매우 다르기에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본인의 측만증 각도가 몇 도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때 사람들은 병원을 여러 군데 돌면서 그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경우 정확한 측만증 각도를 파악하기가 힘들다. 측만증은 가까운 병원을 정해서 같은 시간과 장소, 동일한 검사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검사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엑스레이 사진이라도 어떠한 포지션에서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정확한 각도를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선천적인 측만증은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는 완벽하게 정상 체형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그냥 이대로 방치하란 뜻은 아니다. 선천적인 측만증보다 후천적인 측만증이 더 많다. 어릴 때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후천적인 측만증이며, 본인의 자세 문제로 많이 발생한다. 후천성 측만증은 체형관리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다시피, 측만증은 대부분 여자에게서 나타난다. 현재는 측만증이 없기에 관심이 없을 수는 있으나, 여성이라면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 좋다. 후천성으로 측만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체형관리를 받아오던 여성회원분이 어느 날 얼굴도 표정이 좋지 않고 컨디션도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표정이 어두워요?


회원 : 요즘 회사에서도 스트레스가 너무 많고, 생리주기가 다가와서 컨디션이 많이 안 좋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운동할 수 있어요.


1주일 후.


지난주부터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아 보이는데요?


회원 : 그러게요. 몸이 계속 별로 좋지 않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운동할 수 있어요.

운동하기 전에 잠깐 골반과 등 체크 먼저하고 운동하시죠.


스스로 검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양손을 갈비뼈 부근 호흡이 들어오는 곳에 위치 시킨다. 그리고 호흡을 크게 들여 마셔보면 오른쪽과 왼쪽으로 공기가 골고루 들어오는지 확인한다. 만약 측만증이라면 양쪽 폐로 들어오는 공기의 유입량에 많은 차이가 나므로 한쪽만 흉곽이 볼록하게 들릴 것이다. 좌우의 호흡이 들어오는 공기 유입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은 중단하고 근력운동 위주로 자세 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성분인 데다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해 호흡패턴을 검사해보았다. 검사 결과, 좌우 호흡패턴이 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숨을 크게 마셨을 때 오른쪽 등이 불룩 솟아오르고 왼쪽 흉곽이 부풀어 올랐다. 회원에게 측만증 호흡패턴을 직접 확인시킨 후 호흡을 재정비하는 운동을 시켰다.


바로 누운 자세에서 한 손은 왼쪽 흉곽 위에 올려놓으세요. 오른쪽 손은 머리 위쪽으로 들어 올려서 누우세요. 호흡을 크게 마시는데 다섯 번 끊어서 마실 거구요. 마실 때 왼쪽 흉곽에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손으로 막으세요. 오른손을 머리 쪽으로 둔 건 공기가 오른쪽으로 좀 더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든 거구요. 호흡을 내쉴 때는 치아 사이로 쓰~ 하는 소리와 함께 길게 호흡을 뺄 거예요. 이때 왼쪽의 흉곽을 손으로 압박하며 같이 공기를 빼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10분 동안의 호흡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였다. 만약 이 회원의 체형을 파악하지 않고 운동을 진행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신체 항상성에 의해 원래의 체형으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현 상태가 지속되었다면 측만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후천성 측만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난다. 이 회원에게 왼쪽의 흉곽을 잡으라고 한 이유는 측만증 패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측만증은 흉추가 오른쪽으로 불룩하게 휘어진다. 따라서 흉곽은 왼쪽, 등은 오른쪽으로 불룩 올라오는 형태가 된다. 그 결과 오른쪽 어깨가 안쪽으로 굽게 되어 라운드숄더를 유발한다.


골반은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C자형 커브를 가진 측만증과 S자 커브를 가진 측만증이 바로 그것이다. 커브의 형태에 따라서 골반의 위치가 달라진다. 엑스레이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시진(視診)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골반이 왼쪽으로 튀어나온 형태는 C커브, 오른쪽이면 S커브인 경우가 많다. 시진으로 평가를 할 때는 좀 더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 한발서기 테스트 및 다리길이 검사도 같이한다. 이렇게 확인했다면 측만증 관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앞서 말한 호흡운동을 통해서 내 호흡패턴을 먼저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 그리고 검사방법에서도 말했듯이 골반의 위치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상체는 등이 오른쪽으로 불룩하게 휘어지는 형태로 동일하고 어깨가 오른쪽이 굽고 안으로 말려든다. 오른쪽 어깨가 눈으로 봤을 때 다르게 보일 수 있으므로 일상생활에서도 체형교정을 할 수 있는 키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굽은 오른쪽 어깨를 피고자 무작정 뒤로 넘긴다면 반작용에 의해 오히려 승모근이 강하게 작용하여 목, 어깨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오른쪽 어깨를 굽어있는 방향으로 살짝 더 숙인 후 원을 그린다고 생각하면서 뒤쪽으로 넘겨라. 이렇게 한다면 반작용에 의한 다른 대상작용을 조금 완화할 수 있다. 오른쪽 어깨를 뒤쪽으로 넘긴 후 최대한 유지하고 일상생활을 하도록 노력하라. 오른쪽 어깨 정렬만 바로잡아도 변화가 눈에 보일 것이다. 골반의 틀어짐보다 흉추의 측만증이 외형을 많이 좌우한다. 호흡운동과 같이 상부 자세 교정만으로도 상당히 흡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며, 다른 운동은 스스로 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찾아가야 한다.

keyword
이전 15화갑자기 무릎이 아파요